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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디슈머-재창조의 즐거움, 나만의 방식으로 완성하는

by 임선재

SNS를 둘러보다 보면 이제 무엇이든 '그대로' 사용하는 사람들을 찾기 어렵습니다. 편의점 컵라면에 치즈와 계란, 소시지를 더해 '프리미엄 라면'으로 재탄생시키거나, 평범한 운동화에 직접 그림을 그려 세상에 하나뿐인 '커스텀 슈즈'로 변모시키는 사람들이 넘쳐납니다. 심지어 대형 가구점에서 구입한 획일적인 가구에도 페인트를 칠하고 손잡이를 바꿔 '나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처럼 기존의 제품을 그대로 소비하지 않고 자신의 취향과 필요에 맞게 수정하고 재창조하는 사람들, 바로 '모디슈머(Modisumer)'가 현대 소비 문화의 새로운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Modify(수정하다)'와 'Consumer(소비자)'의 합성어인 모디슈머는 단순한 소비를 넘어 자신만의 색깔과 이야기를 담아내는 창의적 소비자를 의미합니다.


일상을 창의적으로 바꾸는 모디슈머의 세계

한 지인은 편의점에서 파는 평범한 떡볶이에 치즈와 참치를 더해 '나만의 떡볶이'를 완성했다고 자랑했습니다. "그냥 먹는 것보다 훨씬 맛있어"라는 말에 호기심이 생겨 직접 따라 해봤는데, 예상치 못한 새로운 맛의 조합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 후로 저도 '떡볶이 모디슈머'가 되어 마라소스, 멸치 가루, 심지어 코코넛 밀크까지 다양한 재료를 실험해보고 있습니다.

또 다른 친구는 새로 구매한 흰색 운동화에 자신만의 스타일을 더하고 싶다며, 운동화 끈을 형광색으로 바꾸고 물감으로 독창적인 무늬를 그려 넣었습니다. 처음에는 망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결과물은 놀라웠습니다. 이제 그 신발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그녀만의 신발'이 되었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재미로 시작했는데, 이제는 새 신발을 살 때마다 어떻게 변형할지 먼저 생각해요. 그냥 있는 그대로 신는 게 아니라 나만의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즐거워졌어요."

이런 모디슈머 현상은 음식과 패션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인테리어 분야에서는 기성품 가구를 분해하고 재조립하여 새로운 용도의 가구로 만들거나, 여러 제품을 조합해 독특한 인테리어 소품을 만드는 'IKEA 해킹'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심지어 디지털 기기도 예외가 아닙니다. 스마트폰 케이스에 직접 디자인을 더하거나, 컴퓨터 프로그램을 자신의 필요에 맞게 커스터마이징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모디슈머는 단순한 변형을 넘어, 제품에 새로운 가치와 의미를 더하는 행위입니다. 기존의 제품을 더 맛있게, 더 편하게, 더 자신답게 만드는 그들의 창의성은 일상 속 작은 재미이자 도전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시도들은 때로는 실패하기도 하지만, 그 과정에서 얻는 학습과 만족감은 모디슈머 문화의 핵심적인 즐거움입니다.


왜 우리는 모디슈머가 되었을까

모디슈머 현상은 단순한 유행이나 일시적인 트렌드가 아니라, 현대인의 소비 심리와 깊이 맞닿아 있습니다. 사람들은 왜 완성된 제품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변형하고 재창조하려 할까요?


첫째,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자기 표현의 욕구'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점점 더 자신만의 정체성과 개성을 드러내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대량 생산된 균일한 제품들 속에서 개성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모디슈머는 기성품에 자신만의 색깔과 이야기를 더함으로써 개성을 표현하고, '나다움'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은 "인간은 단순히 소비하는 존재가 아니라, 창조를 통해 자아를 실현하려는 존재"라고 말했습니다. 모디슈머는 바로 그 창조적 욕구의 표현입니다. 완성된 제품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새롭게 해석하고 창조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깊은 만족감을 느낍니다.

"예전에는 그냥 살 수 있는 제품을 굳이 변형해서 쓰는 사람들이 이해되지 않았어요. 하지만 직접 해보니 '내가 만들었다'는 뿌듯함이 있더라고요.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내가 이걸 더 좋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기분 좋게 해줘요."


둘째, '맞춤화에 대한 욕구'입니다. 대량 생산 시스템은 효율성을 위해 표준화된 제품을 만들어내지만, 모든 사람의 필요와 취향을 완벽하게 충족시키긴 어렵습니다. 모디슈머는 자신에게 완벽하게 맞는 제품을 찾는 대신, 기존 제품을 자신의 필요에 맞게 변형하는 적극적인 해결책을 선택합니다.

예를 들어, 시중에 판매되는 화장품이 자신의 피부톤에 정확히 맞지 않는다고 느낀 한 소비자는 두 가지 색상의 파운데이션을 섞어 자신만의 완벽한 색조를 만들어냈습니다. 또 다른 사람은 자신의 키에 맞지 않는 옷을 직접 수선하여 맞춤 제작한 듯한 완벽한 핏을 완성했습니다.


셋째, '자기 효능감(self-efficacy)'의 증진입니다. 심리학자 알버트 반두라가 주장한 이 개념은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필요한 행동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신념'을 의미합니다. 제품을 변형하고 자신만의 창작물로 재탄생시키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문제 해결 능력과 창의성을 발휘하게 되고, 이는 자기 효능감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처음에는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컸어요. 그런데 한 번 성공하고 나니까 자신감이 생겨서 더 복잡한 것도 시도해보게 됐죠. 요즘은 뭐든 '내가 고칠 수 있을 것 같아'라는 생각이 먼저 들어요."


넷째, 공동체 소속감과 관계 형성입니다. 모디슈머들은 종종 자신의 창작물과 아이디어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공유하며 서로 영감을 주고받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연결되고, 공동체 안에서 인정받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나만의 레시피', '나만의 스타일'을 공유하고 서로의 시도에 피드백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경제적 가치와 실용성 추구입니다. 모든 모디슈머가 단순히 창의성 발현을 위해 제품을 변형하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경우, 비싼 제품을 구입하는 대신 저렴한 기본 제품을 구입한 후 변형하여 비슷한 효과를 얻거나, 이미 가지고 있는 물건을 새로운 용도로 활용함으로써 경제적 효율성을 추구합니다.


개인의 취향을 넘어 산업을 변화시키는 힘

모디슈머는 단순히 '개인의 취향'이나 '소수의 취미'에 그치지 않고, 기업과 산업 전체의 소비 문화를 변화시키는 중요한 흐름이 되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이제 소비자들이 제품을 변형하고 새로운 가치를 더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선택지와 플랫폼을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패스트푸드 업계에서는 고객이 직접 재료를 선택해 자신만의 버거나 샐러드를 완성하는 '커스터마이징' 서비스가 표준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한 유명 버거 체인은 "나만의 버거 만들기" 프로그램을 통해 100가지가 넘는 조합을 가능하게 했고, 그 결과 매출이 15% 증가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화장품 업계에서는 고객이 직접 색상과 제형을 선택해 맞춤형 화장품을 만들 수 있는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한 브랜드는 고객이 선택한 성분에 따라 개인화된 세럼을 그 자리에서 조제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가구 업계의 대표적인 예는 'IKEA 해킹'이라는 현상입니다. 소비자들이 이케아 제품을 창의적으로 변형하는 이 문화는 처음에는 기업의 우려를 샀지만, 이케아는 곧 이를 마케팅 기회로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공식적으로 '해킹 가이드'를 제공하고, 소비자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수집하여 새로운 제품 개발에 반영하기도 합니다.


패션 브랜드들도 모디슈머 트렌드에 발맞추고 있습니다. 소비자가 직접 디자인에 참여할 수 있는 '코크리에이션(Co-creation)' 플랫폼을 구축하거나, 기본 제품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합니다. 일부 스니커즈 브랜드는 소비자가 색상, 소재, 패턴을 선택하여 자신만의 신발을 디자인할 수 있는 온라인 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취미로 시작했는데, 요즘은 회사들이 먼저 나서서 '이렇게 바꿔보세요'라고 제안하더라고요. 소비자의 창의성이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거죠."


철학자 존 듀이는 "경험을 통해 창조적 사고가 완성된다"고 말했습니다. 모디슈머는 바로 이 '경험'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찾는 과정입니다. 소비자는 더 이상 완성된 제품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의 취향과 경험을 더해 제품을 완성하는 '공동 창조자'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과 소비자 사이의 경계를 흐리고, 더 협력적이고 개방적인 관계로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지속 가능성과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모디슈머

모디슈머 현상은 단순한 소비 방식의 변화를 넘어, 사회적으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지속 가능한 소비 문화'와의 연결점입니다.

모디슈머는 기존 제품을 새로운 용도로 변형하거나 업사이클링(Upcycling)함으로써 제품의 수명을 연장하고 자원 낭비를 줄이는 데 기여합니다. 오래된 티셔츠에 창의적인 프린트를 더해 새 옷처럼 입거나, 낡은 가구에 페인트칠을 하고 새 손잡이를 달아 새 생명을 불어넣는 행위는 단순한 '재활용'을 넘어선 창의적인 지속 가능성 실천입니다.

"예전에는 조금만 낡아도 바로 새 것으로 교체했어요. 근데 지금은 '이걸 어떻게 변형해서 더 오래 쓸 수 있을까'를 먼저 고민하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 쓰레기도 줄고, 소비 습관도 달라졌어요."

이런 모디슈머 문화는 '계획적 진부화(Planned Obsolescence)'에 대한 저항이기도 합니다. 많은 기업들이 제품의 수명을 의도적으로 짧게 설계하여 소비자들이 더 자주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디슈머들은 이러한 시스템에 도전하여, 제품을 수리하고 변형함으로써 더 오래 사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모디슈머 문화는 사람들 사이의 새로운 소통과 공동체 형성의 장이 되고 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이렇게 바꿔보세요", "저만의 비법을 공유합니다"라는 콘텐츠가 끊임없이 공유되며, 새로운 아이디어와 영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창의적인 시도를 공유하고, 다른 이들의 피드백을 받으며,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그냥 혼자 즐기는 취미였는데, 커뮤니티에 사진을 올리고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더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게 됐어요. 이제는 매주 모디슈머 모임에 참여해서 서로의 작품을 공유하고 워크숍도 진행해요. 취미를 넘어서 새로운 인간관계까지 만들어주는 거죠."

이러한 공유와 협력의 문화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집단 지성'을 형성합니다. 한 사람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그것이 다시 발전되고 변형되면서 더 혁신적인 결과물이 탄생하는 선순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모디슈머 문화는 로컬 커뮤니티와 소규모 비즈니스의 성장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자신만의 변형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소규모 워크숍을 열거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작은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이는 대량 생산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는 새로운 경제 모델의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처음에는 친구들의 옷만 리폼해줬는데, 입소문이 나면서 이제는 작은 스튜디오를 열어 맞춤형 의류 리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대기업 패스트 패션과는 다른, 개인의 이야기와 가치가 담긴 옷을 만드는 일이라 더 보람 있어요."


모디슈머의 미래와 확장 가능성

모디슈머 문화는 앞으로 어떻게 발전하고 확장될까요? 현재의 트렌드와 기술적 발전을 고려할 때, 몇 가지 흥미로운 가능성을 예측해볼 수 있습니다.


첫째, 기술의 발전과 접근성 향상으로 모디슈머의 창의적 가능성이 더욱 확대될 것입니다. 3D 프린팅, AR(증강현실), AI 기술 등이 일반 소비자에게도 접근 가능해지면서, 더 정교하고 전문적인 수준의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이미 일부 선구적인 모디슈머들은 3D 프린터를 활용해 가구의 부품을 직접 제작하거나, AR 앱을 통해 의류의 변형을 시뮬레이션해보는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둘째, 모디슈머 문화가 더 많은 산업 분야로 확산될 것입니다. 이미 식품, 패션, 인테리어, 전자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모디슈머 현상이 관찰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교육, 의료, 금융 등 더 전문적인 서비스 영역에서도 '맞춤화'와 '재창조'의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예를 들어, 교육 분야에서는 표준화된 커리큘럼이 아닌 학습자가 직접 참여하여 설계하는 맞춤형 학습 경험이 더욱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셋째, 기업과 모디슈머 간의 협력이 더욱 심화될 것입니다. 기업들은 모디슈머의 창의성과 아이디어를 새로운 혁신의 원천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는 더 많은 기업들이 소비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그들의 피드백과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모델을 채택할 것으로 보입니다.


넷째, 모디슈머 문화가 지속 가능성과 더 깊게 연결될 것입니다.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단순한 커스터마이징을 넘어 자원 절약과 재활용에 초점을 맞춘 모디슈머 활동이 증가할 것입니다. '제로 웨이스트' 움직임과 연계하여, 버려지는 물건을 창의적으로 재활용하는 업사이클링이 모디슈머 문화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지막으로, 모디슈머 문화가 더 강력한 사회적 영향력을 가질 것입니다. 기존의 소비 시스템에 대한 대안적 접근으로서, 모디슈머 문화는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소비 자본주의의 문제점에 도전하는 사회 운동의 성격을 띠게 될 수도 있습니다. '덜 사고, 더 창조적으로 사용하기'라는 철학은 과소비와 자원 낭비에 대한 의미 있는 대응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 철학자 랠프 왈도 에머슨은 "창조란 낯익은 것을 새롭게 보는 시선에서 시작된다"고 말했습니다. 모디슈머는 바로 이러한 시선을 가진 소비자들입니다. 완성된 것이라 믿었던 제품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고, '이렇게 써도 괜찮을까?'라는 질문을 통해 새로운 답을 만들어갑니다.


나만의 모디슈머 여정 시작하기

모디슈머 문화에 관심이 생겼다면, 어떻게 시작할 수 있을까요? 너무 복잡하거나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한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로는 아주 작은 일상적인 변화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먼저, 주변의 일상 제품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습관을 들이세요. "이 제품은 어떻게 하면 더 나에게 맞게 바꿀 수 있을까?",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봅니다. 완성된 제품이 아니라 재료와 가능성으로 바라보는 시선의 전환이 모디슈머의 첫 걸음입니다.


다음으로, 작고 쉬운 것부터 시도해보세요. 복잡한 DIY 프로젝트보다는 요리에 나만의 재료를 더하거나, 티셔츠에 간단한 자수를 놓는 등 실패해도 큰 부담이 없는 활동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를 통해 창의적인 변형의 즐거움을 경험하고 자신감을 쌓을 수 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는 영감과 정보의 보고입니다. 다른 모디슈머들의 아이디어를 참고하고, 질문하고, 자신의 시도를 공유하면서 함께 배워가는 과정을 즐겨보세요. 인스타그램의 #DIY, #Upcycling, #Modisumer 같은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수많은 창의적 아이디어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완벽함'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모디슈머 문화의 핵심은 전문가처럼 완벽한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고 즐기는 과정 자체에 있습니다. 실패도 경험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시행착오를 통해 배우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처음에는 실패할까봐 두려웠어요. 하지만 용기를 내서 시도해보니, 실패조차도 재미있는 경험이 되더라고요. 완벽하지 않아도 '내가 만든 것'이라는 사실 자체가 특별한 가치를 줍니다."


모디슈머, 소비의 새로운 패러다임

모디슈머는 단순한 변형이나 일시적인 트렌드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그것은 나만의 개성을 찾고, 내가 원하는 방식을 선택하며,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드는 창의적인 과정입니다. 나만의 레시피로 만든 음식, 나만의 스타일로 변형한 옷, 나만의 취향이 담긴 인테리어처럼 작은 변화 속에서 우리는 자신을 표현하고, 더 만족스러운 일상을 만들어갑니다.


모디슈머 문화는 단순히 소비의 새로운 형태를 넘어, 현대 사회의 중요한 가치들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존중하고, 환경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며, 공동체와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문화적 움직임으로 볼 수 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종종 선택의 자유는 많지만, 진정한 만족감은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모디슈머 문화는 이런 역설에 대한 하나의 대답이 될 수 있습니다. 기성품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손길을 더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더 깊은 만족감과 애착을 느끼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탈리아 디자이너 엔초 마리는 "물건은 우리가 그것에 부여하는 의미만큼 가치를 갖는다"고 말했습니다. 모디슈머는 단순한 소비재에 자신만의 이야기와 노력을 더함으로써, 그것을 특별한 가치를 지닌 물건으로 변화시킵니다. 이렇게 변형된 물건들은 단순한 소유물이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과 창의성의 표현이 됩니다.

모디슈머 문화는 "소비=구매"라는 단순한 등식에서 벗어나, 소비의 의미를 더 풍요롭고 창의적인 방향으로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무엇을 소유하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사용하고 의미를 부여하는가'에 초점을 맞추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결국 모디슈머는 소비자에서 창조자로, 수동적 사용자에서 적극적 참여자로의 변화를 보여줍니다. 이러한 변화는 개인적 만족감을 넘어, 더 지속 가능하고 의미 있는 소비 문화를 향한 중요한 발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나만의 떡볶이", "나만의 신발", "나만의 가구"처럼 작은 변화들이 모여 우리의 삶은 더 풍요롭고 창의적으로 변합니다. 모디슈머는 결국, '내가 원하는 나의 삶'을 찾아가는 창의적인 여정입니다. 그 여정 속에서 우리는 자신의 취향과 가치를 더 명확히 하고, 더 주체적이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가장 흥미로운 것은, 모디슈머 문화가 결국 '소비'라는 행위 자체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고 소비하는 존재인가, 아니면 세상과 상호작용하며 창조하는 존재인가? 모디슈머 문화는 후자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소비의 본질과 목적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당신도 이미 일상 속 작은 변화와 창의적 시도를 통해 모디슈머가 되어가고 있을지 모릅니다. 그 과정에서 발견하는 작은 기쁨과 성취감이 더 풍요롭고 창의적인 삶으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결국 모디슈머의 여정은 완벽한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 그 자체에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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