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는 어디로 향할까
전 세계가 극우와의 싸움 중이다.
당장은 무슨 일인가 싶지만 인류 역사를 돌아보면 그저 같은 일의 반복일 뿐이다.
기득권이란 건 항상 점진적으로 공고해지다가,
그 힘을 잃기 직전에 광기를 보여주는데
그 광기는 항상 극우의 형태를 띤다.
민주주의라는 시스템은 인류가 발명한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라고들 말한다.
그 이유는, 민주주의란 인간이 가진 욕망을 인정하고 의심하는데서 시작하기 때문에,
그 힘을 분산시키고 서로를 견제하며 균형을 이뤄, 역사상 가장 안정적으로 공동체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어느 나라든 정치가 국민들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이유는, 민주주의 안에선 좌와 우가 싸워서 항상 중간 언저리에서 결론을 내기 때문인데,
그것은 앞으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함이 아니라 적어도 뒤로 질주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물론, 좌와 우가 모두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는 전제가 따른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기반으로 인류는 어마어마한 발전을 이뤄냈지만,
그것 또한 사람이 만든 시스템이다 보니 구멍이 있다.
그 구멍은 자본주의가 발전함에 따라 생긴 ‘빈부격차’이고, 그것을 자양분으로 현대의 극우가 태어났다.
그리고 민주주의 안의 기득권은 또다시 그들과 종교의 힘까지 빌려 자신들을 공고히 하려는 중이다.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한 나라들 중 최전선에 있는 대략 10개의 국가들
(미국, 유럽의 주요국, 아시아에선 주체적으로 민주주의를 쟁취한 유일한 국가인 한국)이 대부분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다.
미국에선 불과 몇 년 전에 국회폭동이 있었고, 비극적 이게도 그와 비슷한 일이 조만간 또 벌어질 분위기다.
유럽은 나치 깃발이 다시 메인스트림에 올라온 것도 모자라 권력을 키우고 있고, 일부에선 이미 극우가 권력을 잡았다.
나라마다 세부적인 차이는 있지만 결국 다들 비슷한 문제로 시름하고 있다.
크게 보면 역사적으로 반복되는 일이지만, 근 수십 년 안에는 처음 겪는 일이라 다들 우왕좌왕하고 있고, 늘 그렇듯 악은 법의 경계를 넘나들고 한 발 앞서나가기 때문에, 꼭 정의가 승리하란 법은 없다.
한국은 현대에 들어 광기의 기득권을 민주주의의 틀 안에서 여러 차례 무력화시킨 적이 있는 유일한 나라다.
이번에도 다시 한번 그 저력을 보여줬지만, 여전히 그 세력은 건제하기 때문에 위기를 기회로 완전히 돌릴 수 있을지, 아니면 다른 모두와 함께 몰락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극우의 상징인 히틀러는 감옥에 한 번 갔다 나와서 왕이 되었다.
다른 나라들과 다르게 우리는 그 왕을 끌어내리는데 까진 성공 했지만, 그의 말들은 여전히 돌아다니고 있다.
확실한 것은, 이 종양의 제거 여부에 따라 그다음 스텝으로 가는 나라가 정해질 것이다.
아쉽게도 민주주의라는 틀 안에선 완전한 제거란 제한적이겠지만, 적어도 김을 한 번 빼주는 정도는 가능하길 바란다.
그 과정에서 당장은 대혼란이 펼쳐질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 우리는 분명 한 발자국 앞서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