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걸 비운 텅 빈 마음,
삭풍에 떨며 남겨진 가지는
하늘 향해 까칠한 손을 뻗는다.
고요 속에 새겨지는 간절함.
깊은 겨울의 어둠 속에서도
얼어붙지 않고 버텨내기를,
속삭이는 바람 끝에
희미한 약속 하나 품는다.
지친 숨결 아래 잠든 생명,
뿌리 깊은 곳에서 작은 떨림이.
다시 피어나길, 다시 푸르길
봄의 속삭임을 꿈꾸며 기다린다.
하늘은 말없이 그 손을 감싸고,
차가운 고독을 품은 나무는
다시 한번 속삭인다.
“내 안에 빛이 스며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