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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 nam 11시간전

새로운 도전의 기회

     중년이 되면 누구나 한 번쯤 삶을 돌아보게 된다. 그동안 열심히 살아왔지만, 문득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무엇을 위해 살아온 것인지 생각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이 시기를 지나며 ‘이제 끝인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나는 오히려 중년을 새로운 기회로 받아들였다. 직장과 가정, 사회적 역할에 얽혀 살았던 지난 시간들이 나를 온전히 채우지 못한 것 같았다. 이제는 나 자신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그 기회를 찾기 시작했다.


         첫 번째로 시작한 것은 채소 가꾸기였다. 예전에는 바쁜 일상에 치여 작은 텃밭을 가꾸는 일에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중년이 되어 여유를 조금 찾고 나니 자연과의 연결이 그리워졌다. 그래서 주말 농장에 작은 텃밭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새롭고 서툴기만 했다., 그러나  씨앗을 심고, 뿌리를 내려 자라나는 작은 싹을 보며 나는 마음의 안정감을 느꼈다. 채소가 자라나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삶도 그처럼 천천히 자라나는 것이라고 깨달았다. 아무리 급하게 살아가도 결국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결과가 따라온다는, 그런 단순하지만 깊은 진리를 알게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글쓰기도 시작했다. 어릴 적부터 글쓰기를 좋아했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글을 쓰는 일은 점점 멀어졌다. 그런데 중년이 되면서 다시 한번 나 자신을 돌아보고, 내 마음을 표현할 방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글을 쓰며 나는 내 감정을 정리하고, 나의 내면과 마주할 수 있었다. 내가 지나온 길, 그 안에서 느꼈던 감정들을 글로 풀어놓으면서 나는 자신을 조금씩 이해해 나갔다. 글쓰기는 단순히 생각을 적어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을 치유하고, 나와 대화하는 시간이 되었다.


      또한 여행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여행은 단순히 새로운 장소를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틀에서 벗어나 내 안의 감정을 다시 들여다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여행 중에 만난 사람들, 새로운 풍경, 낯선 음식들은 내게 새로운 관점을 제공했다. 길을 떠날 때마다 나는 내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고, 내가 놓쳤던 것들, 지나쳤던 행복들을 다시 보게 되었다. 그런 순간들은 내가 얼마나 삶을 바쁘게만 살아왔는지 돌아보게 만들었다. 여행을 통해 나는 나를 더욱 잘 알게 되었고, 새로운 나를 만날 수 있었다.


      중년은 종종 끝이라고 여겨지지만, 나는 오히려 이 시기를 새로운 시작의 기회로 삼았다. 채소를 기르고, 글을 쓰며, 여행을 떠나는 일들은 내가 나를 찾고, 더 나은 내일을 준비하는 과정이었다. 과거의 나를 돌아보며 후회하기보다는,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고 내일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중년은 결코 늦지 않았고, 그만큼 더 큰 가능성도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이제 나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나만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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