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오늘도 학교를 오지 않았다. 여름 방학이 18일. 남은 수업 일수는 6일이 남았다. 벌써 결석이 57일이다. 6일 다 나오면 간신히 최소 수업 일수를 통과한다. 2학기 때는 학업 중단 숙려제를 사용하고 체험학습을 사용하면 어떻게든 졸업을 시킬 수 있는데.....
아무튼 결석일수를 줄여야 한다.
담임교사도 관리자 선생님들도 초긴장 상태다.
유급이 되면 아이는 결국 초졸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어떻게든 졸업을 시켜야 한다.
상담 샘은 고민이 깊다.
1, 2학년 때부터 지켜 왔고 3학년이 되어서도 메신저를 통해서 등교를 독려했는데......
사는 집이 등교하기에 조금 멀어서 택시 타고 오라고 택시비를 주기도 한다.
학교에 오면 상담실에서 밥을 먹인다.
묻지도, 훈계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저 토닥여 준다. 공감이다.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어른이 있고 환경이 있을 때 비로소 아이의 마음을 열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의 결석이 계속되자 상담 선생님이 가정 방문을 했다.
전화를 수십 통 하고 문을 수십 차례 두들겼지만 아이는 반응이 없다.
마침내 집주인이 나와서 응대를 한다.
곧 아이는 이사 갈 것이라 했다.
아이의 잘못으로 피해자와 합의한 결과 전세금을 빼서 주기로 약속했다는 것이다.
아이를 못 만나고 빈 손으로 돌아온다.
오는 내내 발걸음이 천근만근이다.
당장 법의 징계를 피해 갈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합의금 보상이어서 경제적으로 어려운데도 어머니가 아이를 위해서 용단을 내린 것이다. 이 결정을 하기에 얼마나 버거웠을까? 그런 버거움 앞에서 등교 문제가 뭐 그리 소중했을까?
무기력하게 잠만 잘 수밖에 없는 아이의 환경이 가슴을 짓누른다.
아침부터 저마다 목적지를 향해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거리의 모습이 아이에게는 동떨어진 흑백 동영상 같지 않았을까?
아이를 안전하게 지켜 주는 어른이 되었으면 했는데......
천만 번 흔들려서 꽃을 피울 거라면
천만 번이라도 기꺼이
그를 위해 바람이 되고
물이 되어 줄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