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은 풍선

엄마, 왜 내 풍선은 자꾸...?

by 닭강정

오늘의 시


《수줍은 풍선》


축제에서
큰맘 먹고 사준
피카츄 헬륨 풍선

하늘 높이
둥둥 떠오르던 그 풍선이

펑!

순식간에 사라졌다

놀라고
속상하고
눈물 그렁한 얼굴

나는 그 얼굴을 보고
화를 낼 수가 없었다

집에 와서
풍선을 하나 꺼내
입으로 불고 또 불고

실을 묶어
천장에 붙여줬다

하지만
둥둥 뜨지는 않는다
자꾸만 고개를 떨군다

"엄마, 왜 내 풍선은
고개를 자꾸 숙여?"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얘는 좀 수줍은가 봐"



Essay : 아이 마음을 지켜주는 순간


축제장에서 큰맘 먹고

피카츄 풍선을 사줬다.


생각보다 비쌌지만,

아이의 눈이 동그래지는 걸 보는 순간

값 같은 건 잊게 된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풍선은 ‘펑’ 소리도 없이

세상에서 사라졌다.


잔뜩 시무룩한 아이 얼굴.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눈망울.


솔직히 말하면,

나도 속이 쓰렸다.

그리고 조금 화도 났다.


하지만

그 얼굴을 보니

화를 낼 수가 없었다.


집에 돌아와

풍선을 하나 꺼내 입으로 불었다.

실도 달고,

천장에 매달아주었다.


그런데

그 풍선은 자꾸 고개를 숙였다.

헬륨이 없으니

천장에 붙을 리 없었다.


그걸 보던 아이가 물었다.

“엄마, 왜 내 풍선은

고개를 자꾸 숙여?”


나는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

“얘는… 좀 수줍은가 봐.”


아이도 같이 웃었다.

그걸로 됐다.


정답보다 중요한 건

마음을 다치지 않게 지켜주는 일이라는 걸

요즘 들어 자주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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