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개미를 의심한다 -_-
《개미 OUT》
놀이터에 가면
그네도, 미끄럼틀도
이젠 관심 없다
우리 아이들의 눈은
땅만 본다
개미다!
개미야~
"엄마! 얘는 진짜 빨라!!"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이름도 지어주고
친구도 만들어주고
집도 만들어서 데려오고
...그리고는
잊는다
그날 저녁
샤워하려고 옷을 벗었는데
등에서
개미가 나왔다
비명을 지르고
웃다가
이불도 털고
세탁기도 다시 돌렸다
다음날?
당연히 또 개미 잡으러 간다
아이들은 오늘도
자연을 사랑하고
나는 오늘도
개미를 의심한다
요즘 우리 아이들은
놀이터에 가면 거의 고개를 들지 않는다.
그네? 미끄럼틀?
그런 건 예전 이야기다.
지금은 ‘개미 찾기’가 주 종목이다.
작은 돌 밑을 들추고,
나뭇잎을 치우고,
바닥에 바짝 엎드려 따라가고.
그 정성과 끈기를 보면
개미가 아니라 보물이라도 찾는 줄 알겠다.
그리고 그날의 ‘성과’는
꼭 집까지 같이 온다.
작은 통, 주머니, 혹은
…내 아이의 셔츠 속에.
실제로 어느 날은
아이 옷 갈아입히다
개미 한 마리가 나왔고,
나는 순간 소리를 질렀고,
아이는 태연하게 말했다.
“얘 이름은 까미야.”
그날 이후,
나는 외출 후 반드시 이불을 턴다.
아이 옷도 뒤집어서 확인한다.
우리 집 청소 루틴에
‘곤충 검열’이 추가되었다.
물론,
가끔은 그런 아이들이 부럽다.
세상이 아직
재미있는 것으로 가득 차 있다는 믿음,
그리고 개미 한 마리에도
진심을 다하는 마음.
그 마음만은
개미보다 오래 살아남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