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과 현실 사이, 팽팽한 줄다리기
《집을 고르는 중입니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집을 고르는 중입니다
긴장한 얼굴로
지도 앱을 들여다봅니다
학군을 먼저 보고
걸음 수를 세어 보고
횡단보도 수를 따져 봅니다
집은
우리가 살아갈 공간이지만
이제는 아이가 자라날
세상이기도 하니까요
내 선택 하나가
아이의 일상이 될테니
욕심과 현실 사이를
수십 번 왕복합니다
그래서 요즘 저는
예산 안에서
가장 덜 후회할 집을 찾느라
계산기와 지도를 번갈아 봅니다
좋은 집은
늘 한 칸쯤 비싸고
그만큼 마음도
자꾸 흔들립니다
집을 고르는 일 같지만
사실은
아이의 미래를
그려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집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사실은 이사 갈 계획이 없었다.
지금 사는 집도, 동네도,
익숙하고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초등학교’라는 말이 붙는 순간
내 마음속 지도는 다시 그려지기 시작했다.
학교까지 걸리는 시간,
횡단보도 개수, 통학로의 분위기,
근처 친구는 몇 명쯤 생길 수 있을지까지.
아이의 첫 시작을
어디에서 열어줘야 할까
이 고민이
요즘 나를 가장 오래 붙잡고 있는 질문이다.
한 집 한 집 볼 때마다
평면도 안에
아이의 아침 등굣길, 점심 급식, 친구 얼굴까지
상상하게 된다.
그렇게 몇 날 며칠을 들여다보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나는 언제부터
내가 살 집보다
아이에게 좋은 집을 먼저 찾게 된 걸까.
집값, 학군, 거리, 일조량, 엘리베이터 유무, 편의시설, 그리고… 몇 년 안에 재건축될지까지. 고민은 점점 꼬리를 물고 늘어지고, 나의 검색 이력은 점점 엄마의 얼굴을 닮아간다.
좋은 집일수록 늘 한 칸쯤 비쌌고,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마음은 자꾸 들썩였다. 마음 같아선 아이가 맘껏 뛰놀고, 환한 햇살이 쏟아지는 넓은 마당이 있는 집에 살고 싶지만, 현실은 계산기와 함께 움직인다.
그런데 그러다 문득, 이 집이 아이의 유년기를 채우는 공간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몇 평에 살았는지보다는, 어떤 마음으로 살았는지를 더 오래 기억하겠지 싶기도 하고....
지금 나는, 단순히 ‘부동산’을 고르는 게 아니라,
아이의 일상을, 우리의 내일을
지도 위에 하나씩 그려보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