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랏빛 인연

에필로그

by 허용수

외롭기 위하여

눈 뜬 아침도

더불어 우리 그렇게

물빛 가슴을 색칠해 가자.


돌아보면

돌아보면 새하얀 날도

고개 숙여 생각하면

뜻이 있었던 거

너는 너랑

너만의 꿈을 꾸고

나는 나랑

나만의 노래를 부른다 어도

예사로운 휘파람 하나쯤으로

스쳐 지나갈 수 없었던

우리였음에랴.


너는 네게 속고

나는 오로지 내게 속아

도시에서 도시로

흘러왔다 하여도

기어이는 가야 할

맨발의 들녘이 거기 있거니.


돌아서면 또다시 혼자 같은 날도

지우면 마주 섰을 보랏빛 인연을

너는 너랑

너만의 꽃을 피우고

나는 나랑

나만의 열매를 맺는다 하여도

구름은 산을 떠나

그렇게 온 것만이 아니듯

그러나

그러나 모두 아닌듯...


거리에

빈 바람 거센 날에도

우리

제가 제게 보여줄 빛바랜 글이라도

가슴으로 쓰고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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