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는 한쪽만 지키는 게 아니랍니다.>
4개월이 지난 어느 날이었다
"노동청에서 연락이 왔는데 전화 좀 해줄래?"
"네?"
"아니, 얼마 전에 뽑은 카페 알바 있잖아 갑자기 그만둔다는 거야"
"언제요?"
"한, 일주일 전쯤에 그래서 왜 그만두냐고 이야기를 좀 많이 했어, 그리고 별말이 없었는데 글쎄 월요일부터 안 나온 거 있지"
"어머, 정말요? 그렇게 그냥 안 나왔다고요?"
"어 나는 계속 다닐 줄 알았지 근데 갑자기 그렇게 안 나온 거야 근데 오늘 노동청에서 문자가 왔더라고 출석하라고"
"네 전화해 볼게요"
근로감독관과 통화를 해보니 20일까지는 돈을 무조건 줘야 되며, 25일까지 급여를 안 주게 되면 사법처리를 진행한다고 하였으며 노동청에 출석을 해야 된다고 하여 보고를 하였다.
그 후 몇 분 뒤.
갑자기 문자 내용을 보내주면서 아르바이트생이랑 통화 좀 해달라고 하였다. 자기 전화는 안 받는다면서....
문자의 내용은 이랬다.
"대체 거기에 무슨 정보가 있다고 정보를 빼돌렸다고 하시는 거예요?"
"너한테 기계 사용하는 법이며 가리킨다고 매니저가 5일 동안 시간 내서 연장근무 한 건?
야 양아치처럼 굴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세상 좀 살아!
퇴사는 사직서내고 정식절차를 따라야지 이게 뭔 짓인지 모르겠네,
내가 10년 동안 사업을 하면서 너 같은 애는 첨봐
네가 노동청에 신고하면 돈 받아주니까 무단퇴사하고 나가니?"
"전 자원봉사자가 아닙니다. 정정당당하게 50시간을 일했고, 일 시키시는 거 군말 없이 다했고요. 정말 아니다 싶어서 그만둔다고 말씀드렸고, 날짜도 이야기를 드렸는데 그날 이후로 안 나간 게 무단퇴사라고 말씀하신다면 할 말이 없네요. 급여 입금해 주시면 모든 일이 끝납니다"
아르바이트생과 통화를 시도해 봤지만, 통화가 되지 않았다.
이때 당시에는 아르바이트생이 잘못된 줄 알았다.
왜냐면 아르바이트생의 이야기를 들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르바이트생과 만나서 좀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알았겠지만 이때는 갑자기 무단퇴사를 했다고 생각이 들었으니 아무래도 생각하는 게 한쪽으로만 생각을 하였다. 물론 퇴사날짜에 대해서 상의를 했는지 아니면 진짜 무단퇴사를 했는지는 아직도 모른다.
이야기하고 싶은 건 대표의 이중적인 모습 때문이다.
절차를 따지는 사람이 사람을 뽑을 때는 절차를 따르지도 않고 자기가 필요할 때만 절차를 운운하는 모습이 참 가식적이다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때는 이런 걸 생각할 틈이 없었지만 말이다.
노동청에 가는 날이 왔다. 물론 대표가 참석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갑자기 노동청에 가 달라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이야기를 하였다.
어떻게 가야 되냐고 했더니 한참을 고민하다가 들려온 답변은 그럼 갈 때는 택시 타고 가고 올 때는 지하철 타고 오는 게 어때?라는 답변이었다. 회사에서 노동청까지의 대중교통시간은 거의 1시간 30분이었다.
이런 걸 왜 가야 하는 거냐고 밖으로는 꺼내지 못할 말을 하고 있었지만 어쩔 수 없이 네라는 대답과 함께 노동청에 출석을 하였다 평생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노동청에 출석해서 뭐라고 이야기를 해야 되나 고민을 하면서 갔는데, 아르바이트생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서 감독관이 물어보는 몇 마디 말만 하고 나왔다.
이 날 이후로 노동청을 다시 가게 된 것은 다른 사람의 일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