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어떻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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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하면 지옥 갑니다."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교회에서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었던 말입니다. 이혼을 한 사람은 마치 회복 불가능한 죄를 지은 것처럼 취급받았고, 특히 결혼을 하나님이 맺어주신 신성한 언약(Covenant)으로 여기는 전통 때문에 신앙인들은 이혼에 대해 깊은 죄의식을 느끼곤 하였습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였습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약 9만 쌍이 이혼했습니다. 하루 평균 246쌍이 헤어지는 셈입니다.


이혼은 더 이상 누군가의 특별한 실패가 아닙니다. 20대 신혼부부부터 황혼이혼을 선택하는 70대까지, 연령대를 불문하고 결혼한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직면할 수 있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교회에서도 예외가 아닙니다. 주일예배 후 교제 시간에, 구역 모임에서, 우리는 이혼 가정을 어렵지 않게 만나게 됩니다.


많은 이혼 사건을 처리한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이혼 결정을 할 때 반드시 고려할 사항, 이혼을 하게 될 경우 가져야 할 자세를 살펴보는 것은 신앙인이든 아니든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우리는 이혼에 대해 좀 더 솔직하고 성숙하게 이야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무조건적인 정죄도, 무책임한 방관도 아닌, 성경적 원칙과 현실적 지혜가 균형을 이루는 관점을 모색해야 합니다.


PART 1 이혼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이혼을 반대하는 입장: 결혼의 영속성


“이러므로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지로다” (창세기 2:24)


“그런즉 이제 둘이 아니요 한 몸이니 그러므로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나누지 못할지니라” (마태복음 19:6)


이혼을 반대하는 입장은 결혼의 영속성을 강조합니다. 이들은 결혼을 인간이 훼손할 수 없는 창조 원리이자 하나님의 뜻에 기반한 영원한 연합으로 봅니다.


결혼은 일시적인 계약이 아닌 한 몸을 이루는 신성한 언약이라고 해석합니다. 따라서 이혼은 하나님이 말라기 2장 16절을 통해 "미워한다"라고 선언하신 행위이며, 배우자에 대한 신실함은 곧 하나님께 대한 신실함과 직결된다고 주장합니다.


이 입장에서는 예수님이 이혼을 허락하신 유일한 예외가 마태복음 5장 32절에 언급된 음행뿐이라고 봅니다. 정당한 사유 없이 이혼하고 재혼하는 행위는 간음에 해당한다고 엄격하게 해석하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이혼을 정당화하는 근거는 간음과 고린도전서 7장 15절에 의한 별거, 단 두 가지뿐이라고 말합니다.


이혼을 허용하는 입장: 자비와 동료적 삶의 원칙


남편의 폭행이나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는 아내의 경우를 생각해 봅시다. 위의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이혼할 성경적 근거가 정말 없을까요?


"그러나 믿지 않는 사람 쪽에서 헤어지려고 하면, 헤어져도 됩니다. 믿는 형제나 자매가 이런 일에 얽매일 것이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여러분을 부르셔서 평화롭게 살게 하셨습니다'(고린도전서 7:15)


고린도전서 7장 15절은 믿지 않는 배우자가 신앙생활을 방해하며 떠나겠다고 할 경우, "갈리게 하라"라고 명시합니다.

믿는 배우자는 평화를 위해 구애받지 않고 이혼할 수 있으며 재혼도 가능하다고 해석합니다.


이는 배우자의 악의적인 유기나 가정 폭력과 같은 심각한 언약 파괴 행위에 대해서도 동일한 해석을 가능하게 하는 성경적 근거가 됩니다.


흥미롭게도 보수주의자로 알려진 청교도들은 오히려 이혼에 있어서는 비교적 유연한 입장이었습니다.

그들은 결혼의 최우선적인 목적을 동료적 삶(Companionship)이라고 보았습니다.

동료적 삶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상호 존중과 평화가 깨지는 것—폭행, 지속적인 비인간적 대우, 의도적인 유기 등—이 있을 경우 이혼의 적법한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인간관계는 한쪽 당사자가 다른 쪽 당사자를 억압하거나 일방적인 희생을 하는 관계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의기투합하여 동업을 하게 되었더라도 뜻을 달리하게 되었다면 정리를 하는 것이 순리이고, 하나님의 일을 함께 시작하였는데 한쪽이 배교를 한다면 당연히 그 관계는 청산을 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이혼문제 역시 인간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혼을 죄악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다만 아래에서 보듯이 이혼을 할 때는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PART 2 이혼을 결정할 때 고려해야 할 것들


이혼을 결정함에 있어 다음과 같은 접근이 필요합니다.


첫째, 동기를 점검하라


이혼을 하려는 목적이 나의 개인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둘째, 모든 방법을 동원한 후 최후의 선택으로


이혼에 의한 해결은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모두 동원해 본 후에 내려야 합니다. 친구나 상담전문가, 목회자의 도움을 받아보십시오.


그럼에도 결혼생활이 절망과 고통의 수렁으로 느껴지며 서로에게 더 큰 상처와 아픔을 준다면, 그때 최후에 선택하는 해결책이 되어야 합니다.


누군가 말했듯이 장례식과 이혼은 결코 성급하게 서두르지 말아야 합니다.


셋째, 배우자의 권리를 존중하라


이혼에서 야기될 수 있는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배우자의 정당한 권리를 인정하고 적절한 재산의 분배를 통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방도를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이혼을 하면서 불필요한 다툼이나 감정적인 상처를 주고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게 해서도 안 됩니다.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게 되면 그만큼 스스로도 상처를 받게 되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결혼이 인간적인 목적을 위해서가 아니듯이, 이혼 역시 하나님을 더 잘 섬기고 그분께 가까이 나아갈 수 있는 길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PART 3 이혼을 대하는 바람직한 자세


적개심의 함정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이혼을 하는 당사자들은 상대방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대부분의 당사자들은 적개심을 품고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공격적인 자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이혼 소송에서도 그대로 표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법원에 제출하는 서류에 상대방에 대한 공격적인 표현이나 비난·비하하는 표현을 써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고, 직접 판사님께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때에도 상대방에 대한 비난의 말을 쏟아붓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태도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당사자의 정신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미칩니다. 어차피 서로의 관계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재산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서로의 감정도 잘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녀를 위해서라도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더욱 상대방에 대한 감정 정리를 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혼을 하면 한쪽이 자녀를 양육하게 됩니다. 감정적인 정리가 잘 되지 않은 상태로 관계가 끝이 난다면,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는 양육하지 않는 부모가 자녀를 만날 때마다 알게 모르게 자녀에게 자신의 좋지 않은 감정을 표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혼은 청소와 같다


필자가 많은 이혼 사건을 처리하다 보니 이혼이란 청소를 하는 것과 같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중하게 여기는 물건이 깨어진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깨어진 물건을 끌어안고 자책하면서 눈물을 쏟거나 다른 사람을 탓하며 비난만 할까요?


물론 일시적으로 그런 행동을 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상태가 장시간 지속된다면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다치지 않도록 깨어진 물건을 깨끗하게 치워야 합니다. 그리고 그 물건이 삶에 필요하다면 대체할 다른 물건을 찾기도 해야 합니다.


이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깨어진 관계가 회복이 되지 않는 이상, 최대한 이성의 힘으로 깨끗이 정리를 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후회하면서 자책하거나 상대방을 비난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이로운 결과를 가져오지 않습니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의 의미


성경에 보면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구절은 여러 가지 해석이 있지만, 원수를 미워하면 원수가 파멸하기 전에 자신이 먼저 복수의 노예가 되어 스스로 파멸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을 학대하지 말고 용서의 마음을 품으라는 의미가 아닐까요.


이혼은 끝이 아닙니다. 새로운 시작을 위한 정리입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여전히 사랑과 자비의 마음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점검사항]

1) 나는 이혼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2) 이혼의 고민이 나의 이기심에서 비롯된 것은 아닙니까

2) 이혼으로 인한 발생할 문제점을 잘 파악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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