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지 않기로 했다 3
내 결정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살아가기가 힘들다.
문득 떠오르는 그 날의 기억은 내 머릿속을 삽시간에 어둠으로 덮친다.
내 기분을 급격히 침울하게 만들었고, 그 감정을 이겨내지 못 하는 날은 하루 종일 내 존재가 부정 당하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오랫동안 우울감과 무력감에 빠져 살던 시간동안 그에 대한 배신감보다는 다시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지 않을까라는 두려움이 컸다.
이제는 내가 일어서야한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일어난 일에 대해 받아들이고, 우리의 관계 개선에 앞서 나라는 존재에 큰 힘과 격려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많은 생각과 고민 끝에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신이 인간에게 나눠줘야할 짐은 정해져있다.
감당할 수 있을 만한 그릇이 있는 인간에게는 그 짐을 많이 짊어지게 하고,
감내할 수 없을 인간에게는 적게 짊어지게 함으로서, 모든 인간이 생을 최대한 살아갈 수 있게 한다.
신은 내가 그 짐을 감당할 수 있을 인간이라 생각하여 조금 더 얹어주었을 뿐이다.
어쩌겠는가. 내가 그만큼 강하고 단단하여 남들보다 많은 짐을 메고 있음을.
어찌보면 내 생에 가장 긍정의 시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