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포스팅을 꾸준히 봐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지금 ADHD 코치가 되기 위한 수련과정 중에 있어요.
한국코치협회에 소속되어 KAC 기본교육을 이수하였고, 현재 시험을 치르기 위한 실습시간 50시간을 채우고 있는 중이지요. 저는 KAC 교육과 별개로 별마음연구소의 ADHD STARMIND 코칭 기본과 심화 교육도 이수하였고 지금 ADHD 고객을 만나면서 코칭하고 있는데요!
사실 제가 이 길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히 “전문가가 되고 싶어서”가 아니에요. 저는 늘 ‘정답을 알려주는 사람’보다 함께 걸어주는 조력자에 더 마음이 끌렸어요. 사람의 삶은 원래 단순하지 않고, 그 사람만의 리듬과 문법이 존재한다고 믿어요. ADHD에 대해서 공부하면서 더 확신하게 되었던 것은, 이 리듬은 결함이 아니라 특성이라는 사실이에요. 저는 ADHD가 “의지가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라고 말하는 시선이 얼마나 폭력적인지 직접 겪어본 적이 있어요. 그 시절엔 나도 내 감정이 왜 이렇게 급격히 가라앉는지, 왜 시작이 그렇게 힘든지, 왜 의지는 있는데 몸이 안 움직이는지 이해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더 많이 자책했고, 그 자책이 더 큰 혼란을 불러왔어요.그런데 코칭 교육을 받고, ADHD를 제대로 공부하기 시작한 뒤에 저는 처음으로 깨달았어요. “아, 이건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뇌가 움직이는 방식이 다른 거구나.” 이 한 문장을 이해하는 데 오래 걸렸지만, 이 문장 하나가 내 삶을 정말 바꿔놓았어요. 그리고 그때부터 저는 이 길이 내 길이라는 걸 직감했어요.
실습을 하다 보면, 종이에 적힌 이론들은 단정하고 깔끔하지만, 사람의 삶은 언제나 훨씬 입체적이라는 걸 정말 많이 느껴요. 고객 한 명 한 명은 ‘문제의 묶음’이 아니라 그날의 감정, 몸의 리듬, 과거의 기억, 관계의 패턴, 그리고 “하고 싶은데 안 되는” 그 깊은 좌절감까지 수많은 요소들이 연결되어 있어요.
그래서 저는 이론을 적용한다기보다 늘 이렇게 생각하려고 노력해요.
“이 사람의 리듬을 이해할 수 있을까?” “이 사람의 방식에 맞는 구조는 뭘까?” “지금 이 자리에서 이 사람에게 필요한 지원은 무엇일까?”
이를 찾기 위해 저는 고객과 함께 아주 작은 단위부터 다시 나누고, 도파민 리듬을 함께 관찰하고, 반복되는 정서 패턴의 진짜 뿌리를 찾는 작업을 시도해보려고 노력해요. 물론 아직 초보라 잘 안되지만 적어도 이런 마음을 가지고 하려고 하고 있어요. 최대한 고객을 지식적으로만 보려고 하지 않고 그 삶에 닿으려고 생각해요.
저는 배움에 대한 욕구가 아주 강한 편이에요. 상담대학원, 코칭, ADHD의 실행기능, 해결중심이론, ADHD연구.. 알고싶고 배우고 싶은 영역들이 너무 많아요. 그러다 보니까 "다 하고 싶은데 시간은 한정되있고"라는 조급함이 늘 따라와요.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저는 큰 배움을 얻었어요.
깊이 있는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빨리 가는 게 아니라,
모든 단계를 '그 사람의 속도로' 밟아가야 한다는 것.
코칭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고객은 절대 코치의 속도로 변화하지 않아요.
그 사람의 페이스, 그 사람의 신경계, 그 사람의 에너지 레벨에 맞춰 함께 걸어야 해요. 이렇게 천천히 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 제가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해요.
특히 제가 생각하는 ADHD 코칭은 '삶을 움직이는 조력'이에요.
-왜 시작이 이렇게 어려운가를 함께 분석하고
-할 일을 실제로 가능한 크기로 다시 나누고
-도파민이 올라오는 환경을 채우고
-감정 파동이 왔을 때 스스로 회복하는 루틴을 만들고
-다시 돌아올 수 있는 복귀 루트를 세우고
-실행기능 손실이 있을 때 무엇부터 할 지 외부화해서 정리하고
이런 작업들은 단순한 코칭 기술이 아니라 삶의 구조를 재설계하는 과정이에요.
그래서 저는 코치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에요.
고객이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도록 돕는 것
ADHD에게 중단은 실패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과정이기 때문이에요.
저는 그것을 이해하고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주는 것이 코치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이 과정에서 저는 정기적으로 수퍼비전을 받으려고 하고 있어요. 고객의 우울, 무기력, 자책, 또는 반복되는 좌절 경험을 듣다 보면 상담자·코치인 저에게도 자연스럽게 무거운 감정이 전해져요.
그래서 저는 슈퍼비전을 준비할 때도 항상 이렇게 스스로에게 묻곤 해요.
“이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나, 아니면 내 방식으로 해석하고 있나?”
수퍼비전은 그런 나를 계속 점검하게 해줘요. 단순히 ‘잘하고 있다/못하고 있다’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더 섬세해질 수 있는 지점을 발견하는 자리예요.
그리고 무엇보다, ADHD 고객을 안전하게 돕기 위한 기술적, 윤리적 기반을 단단히 세우는 과정이에요.
앞으로 저는 코칭과 상담 수련을 함께 쌓아가며 단순히 ‘ADHD를 설명하는 사람’이 아니라, ADHD인들이 자기 삶의 리듬을 되찾도록 도와주는 실제적이고 따뜻한 조력자로 성장하고 싶어요.
제가 배우고 경험하는 모든 과정들을 앞으로도 꾸준히 글과 자료로 나눌게요.
누군가에게 작은 길잡이가 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해요.
이 길 위에서 계속 성장하는 저를 따뜻하게 지켜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