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이 되다
누구나 가슴 한 켠에
꾹꾹 누르며 가려 온 순간들이 있다.
하다 못해 우리가 흔히 쓰는 모자조차도
몇 시간 만에 자국이 남기 마련인데
수년동안 누르고 덮어왔던 순간들이 쉽게 지워질 리가
있을까
하지만 막상
우리는 눈물이 날 때면 흘리기보다 닦아내기 급급하고
넘어졌을 땐 상처를 살피기보단 털고 일어나기 바쁘다
이렇게 우린 자국이 생길 틈조차 없이 살아왔지만
왜 우리 마음속 한편엔 자국이 있는 걸까.
내가 생각한 이유는
아마 흐르지 못한 채 고여있는 눈물들과
외치지 못한 채 잠겨있는 설움들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렇게 남아있던 자국들은 세월과 함께 주름이 되어
저 깊은 속에서부터
우리를 자글자글 조여오곤 한다.
이런 삶을 살다 보니 이제 우린 좋은 자국조차 생기기 전에 지워버리는 지경이 되어버린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