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퇴사 욕구에 시달렸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난 2달 전 회사를 그만뒀다.
3년 가까이 일한 회사.
난 팀장이었다.
다른 회사원들처럼
나도 어느 순간부터 퇴사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사실 급여는 나쁘지 않았다.
회사도 나에게 나쁘게 하지 않았다.
나에게 함부로 하는 사람은 내 생각엔 없었다.
안하무인의 오너마저도 나에게는 존칭을 썼다.
그렇다면 나는 왜 회사를 그만두고 싶어 했는가.
그 이유는 사실 설명하기 쉽지 않다.
가장 명확한 이유를 제시하자면,
회사가 나에게 함부로 하지 않았지만,
나를 제외한 다른 존재들에게 함부로 하는 수단으로
나를 적극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은 결국 오너의 성향 때문이었다.
창업자답게 매우 공격적이었던 오너.
오너는 화가 많았다. 폭력성이 강했다.
하지만 똑똑한 사람이기 때문에
직접 하지 않았고 제도와 심리적 압박이라는
아주 효율적인 방법을 사용했고
그 방법을 실무에서 실행한 사람이 바로 나였다.
그리고 난 그걸 제법 잘 해냈다.
그래서 회사가 나에게 잘해줬겠지.
겉으로 보면 모른다.
책상 앞에서 웃으며 일하는 평범한 일들이니깐.
하지만 내가 작성한 문서와 전화통화,
이메일, 문자메시지들 속에는
아주 정중하고 공식적인 형태의 칼이 포함되어 있었다.
난 누군가의 칼 노릇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것이 내게 익숙하고
남들 보기에는 멀쩡한 임무라고 해도 그랬다.
그 일이 정말 정당한지는
결국 내가 판단하는 일이니깐.
그래서 결국 회사를 그만두기로 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게 맞고
이 경우엔 내가 그 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