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과는 더이상 일 못하겠다고
결론부터 다시 한번 말하자면,
난 지난 4월 말 퇴사를 했다.
지긋지긋한 일들이 많았다.
누군가를 공격하라는 경영진의 업무지시
공격의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여
실행하는 것은 나의 몫이었다.
내가 수집한 자료들은
내가 작성한 문서들과 결합하여
어디론가로 제출된다.
이런 일을 할 때 경영진들 중 일부는
정말 재미있어 보였다.
수비보다는 공격이 재미있다는 것이
그들의 입장이었고
누군가는 동의할 수도 있겠으나
난 사실 아니었다.
사실 그건 좀 억지잖아요.
그렇게 할 필요까지는 없잖아요.
이렇게 말하고 싶은 일들도 제법 있었다.
난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꽤 힘들었고
그때마다 취업 사이트를 뒤적거렸다.
어느 기업의 채용 페이지에
내 이력서를 끄적거렸던 것도 몇 번 있었다.
하지만 내 생활의 안정성이
그 무엇보다 소중했기 때문에
이력서 제출 버튼을 끝내 누르지 못하고
다음 날 회사로 출근한 적이 여러 번이었다.
하지만 거듭해서 생각을 했다.
내게 펼쳐질 수 있는 미래에 대한 생각.
내가 결국 승승장구해서
이 회사에서 가장 높은 곳 근처까지 간다고 하더라도
이 오너와 함께 일해야 하는구나.
그런 상황은 도저히 그려지지 않았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고
오너 역시 그럴 것이다.
바뀌려면 내가 바뀌어야 하는데
난 바뀔 생각이 없다.
적어도 오너와 같은 방향으로 바뀔 생각은 없다.
그렇다면 나가야지.
결론은 정해진 것 같았다.
그때 채용공고가 올라왔다.
집에서 차로 1시간 10분 거리.
지금의 회사와는 전혀 다른 업계.
그전부터 내가 여러 번 관심을 가졌던 그 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