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비혼 출산 비율이 50%가 넘는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은 있지만 비혼출산에 관심을 가져보지는 않았다. 개인의 선택이니까. 물론 개인의 선택들이 모여서 사회 환경을 만드는 것이지만 개인의 선택은 전적으로 개인의 자유이므로.
한 작가의 사반세기 동안의 과정을 한달 남짓한 기간동안 모두 읽었다(지금 읽고있는 첫 장편 ‘검은 사슴’은 조금 남아있기는 하다). 동화, 산문, 시 를 제외하고 소설 11권이다. 한강의 <희랍어 시간>은 시적 산문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었고, <작별하지 않는다> 는 내 최애작이 되었다. 어느 이야기가 그렇지 않겠냐만은, 한강의 모든 이야기는 인간의 실존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다.
한강은 어느 인터뷰에서 말했다, 본인의 소설을 읽고 슬프다고 얘기해 주는 것이 기쁘다고. 아내는 <소년이 온다>가 일생 가장 슬픈 소설이라고 했다. 동갑내기 아내는 그 때 초2 광주에 살았다. 사랑은 때때로 슬픔으로 존재한다.
토요일, 노무현 시민센터에서 한강의 작품을 마저 읽고는 해지기 전에 집 근처 낙산공원으로 왔다. 집 근처의 낙산공원, 어떤 계절이라도 좋지만 사랑한다고 따뜻한 온기로 말하기에 참 좋은 가을의 공간이다. 그 곳에는 정우성-신현빈 주연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 에서 정우성의 작업실겸 집으로 나오는 '369마실카페'가 있다.
일요일은 집에서 회사업무를 좀 해야해서 마음이 가볍지는 않았다. 그래도 이 늦은 가을, 내 곁에는 한강의 소설이 있고, 정우성의 집이 있고, 무엇보다 내 삶의 동반자 아내가 있다. 인생은 해석이다. 그 해석은 철저히 독서와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의 사랑에 의존하게 된다. 평온한 만추의 오후라고 생각했었는데… 어제부터 정우성-문가비 아들 얘기가 연예계 톱기사로 뜬다. (문가비라는 이름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내 SNS 생활의 버블효과도 있을 터지만, 우리 사회의 가치관도 많이 변했다. 한국의 비혼 출산율은 여전히 3% 미만이지만, 정우성-문가비의 아들 출산에 대한 키워드 2개는 '축하'와 '자유' 다(클릭 수 장사하는 일부 언론사를 제외하면). SNS 친구가 공유해준 게시글의 댓글 중 "정우성이 육아휴직하고 급여받아가면 나도 확 빈정상하긴 할 거 같음 ㅋㅋ" 은 참 유쾌한 축하로 읽힌다.
살짝 호기심으로 비혼출산에 대한 통계자료를 찾아보았다. 결혼제도라는 것이 확실히 바뀔 것 같기는 하구나.
@ 정우성이 나보다 1년 늦게 태어났으니 현재 나보다 잘생긴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