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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비밀은 없다. 어리석으면 있을 것이라 믿는다.

공직자는 청렴결백해야 사무를 공명정대하게 처리할 수 있다.

by 운상

공직자는 청렴결백해야 사무를 공명정대하게 처리할 수 있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중요한 이야기를 하거나, 비밀스러운 이야기할 때면, “이거 우리만 알고 있는 거야, 정말 비밀이다.”, “다른 사람들한테 이야기하면 안 돼” 혹은 더 나아가 자신들이 생각할 때 중요한 이야기라 여겨지는 것들인 경우,“정말 비밀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이건 무덤까지 가져가는 거야,”라고 하면서 마치 비밀이 정말로 있는 것 같이 비밀을 지킬 것을 다짐하며 강요하기도 한다.


특히 좋은 뜻에서 하는 경우도 있지만, 나쁜 일을 행할 때 이런 말을 쓰는 경우가 더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또 “쥐도 새도 모르게 해야 한다.”며 큰 다짐을 하는 경우도 있다. 가만히 생각해 보라,

과연 세상에 비밀이란 있는 것인가? 일반적인 경우를 생각해 보면, 독자 제위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자신이 혼자 무슨 일을 해 놓고 아무도 모를 것으로 생각한다. 혹은 친한 친구 몇 사람이 모여 좋지 않은 일을 꾸미면서 우리 이외에는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다며, 자신감 있게 비밀을 지킬 것을 다짐하기도 한다.


과연 비밀이 유지될 수 있는 것인가? 비밀이 없다는 이유는 언젠가는 반드시 드러나게 마련이고, 때에 따라서는 대가를 치러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속담에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선조들이 함부로 말하지 말고, 입조심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언젠가는 반드시 드러나 그 책임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남몰래 저지른 죄악이나 선행은 언젠가는 반드시 세상에 알려지게 마련이다. 그러니 남들이 안 보는 데서도 악한 마음을 내거나 악한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이왕이면, 선한 말을 하고 선한 행동을 해야 마음이 편해지기 때문이다.

제악막작 중선봉행(諸惡莫作 衆善奉行:모든 악을 짓지 말고, 뭇 선을 받들어 행하라)이란 말이 있다. 이 말은 惡한 일을 하면, 악의 과보가 따르게 되어 고통에 시달리게 되며, 반대로 善한 일을 하게 되면 善의 과보가 따르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문구를 잊지 말고 마음 깊이 새겨서 늘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고, 반성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복은 애써 구한다고 오지 않는다. 항상 남에게 베풀면서도 베푼다는 마음이 전혀 없이 무심코 베풀 수 있어야 진정한 베풂이다.“나는 남에게 베풀면서 사는 사람이다.”라며 떠벌리고 다니는 사람은 진정한 마음에서 베푸는 것이 아니라,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 가짜 행세를 하는 僞善(위선:겉으로 착한 체하는 짓) 적인 사람이다.

무심코 善을 행하는 과정에서 즐거운 마음을 낼 수 있다면, 행복을 부르는 善의 싹이 틀 것이다. 또한 재앙도 애써 피하려고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남을 해치려고 하는 마음, 삿된 마음을 내지 않음으로써 재앙에서 벗어나는 惡의 싹을 제거하는 것이 될 것이다.

흔히 말하길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 말이 씨앗이 된다.”는 이야기 들은 항상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고 삿된 마음, 삿된 행동을 해서는 안 되며, 항상 바른말과 바른 행동을 해야 한다는 경고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다음은 한 나라 관리들의 비밀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내용을 들여다보자.

楊震(양진)은 한 나라 사람으로 수재라는 관리 임용 시험에 합격해서 벼슬자리에 나가 옮겨 다닌 지 네 번 만에 형주의 장관이 되었다. 그 뒤 동래군의 장관이 되어 부임하는 길에 창읍(昌邑)에 잠시 머무르게 되었는데 창읍의 현령(縣令)이던 왕밀(王密)이 와서 반갑게 맞이하였고, 이야기가 무르익자, 금 10근을 바치면서 자신을 수재로 천거해 준 은혜에 감사함을 표했다.

양진은 그 황금을 물리치면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자네를 추천한 것은 자네를 잘 알기 때문이었네. 그런데 자네가 나의 사람됨을 모르는 것은 어찌 된 일인가?”

왕밀은“지금은 한밤중이라 아무도 이 사실을 아는 자가 없으니 부디 받아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양진이 이렇게 꾸짖었다.


“자네는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다고 하지만 天知(하늘이 알고), 神知(귀신이 알고), 我知(나도 알고), 子知(자네도 알고 있네), 그런데 어째서 아는 사람이 없다고 하겠는가?”

왕밀은 그 말에 부끄러워하면서 떠났다.

이렇게 양진의 성품은 공정하며 청렴결백해서 몰래 주는 선물은 결코 받지 않았으므로 매우 가난했다. 양진의 오랜 친구들 가운데에는 다른 일을 해서 재산을 자손에게 남겨 주라고 했지만,“나는 재산을 남기지 않는 대신에 후세의 사람으로부터 그들은 청렴결백한 관리의 자손이라는 칭찬을 듣게 하고 싶네, 이와 같은 평판을 자손에게 남긴다는 것은 정말로 좋은 은혜가 아니겠는가?”라며 재산을 물려주는 것에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아무도 몰랐을 것 같은 이 일도 200년이 지나서 후한서에 쓰인 것을 보면 양진의 현명한 처세를 다시금 논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흔히 이야기할 때 물이 너무 맑으면 물고기가 살지 못한다는 이야기 하면서 적당한 뇌물은 받아도 되는 것 같이 부추기는 경우가 있다. 우리가 알아야 할 일은 이런 말에 지나치게 휘말리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적당히 잡초가 우거지고 기름진 땅에는 초목이 울창하게 자라고, 지나치게 맑은 물에는 먹이가 서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물고기가 살아가기가 어렵다는 뜻으로 쓰였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에게 완벽하기는 매우 어렵다. 지나치게 완벽하면 옹졸하다는 말을 듣기 십상이고, 융통성이 없다는 말을 들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어느 선까지 허용할 것인지 여부는 사회 관념상 지켜야 할 부분을 참고하여 자신이 어떻게 처신할 것인지를 결정하면 되는 것이다.

상대의 사소한 결점이나 잘못한 점은 용납해 주고 감싸 주는 아량을 베풀어야 하지만, 자신에 대한 잘못은 지나치리만큼 엄중히 다스리는 것이 군자의 도리이다. 河海(하해:큰 강과 바다를 아울러 이르는 말)와 같은 마음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남의 사소한 잘못이나 결점까지 다 포용할 수 있는 큰마음을 지녔을 때 나타내는 말이기도 하다.


적어도 공직자는 청렴결백해야 사무를 공명정대하게 처리할 수 있다. 그래서 오직 국민과 국가를 위해서 성실히 근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특히 공직자들은 위의 사례를 正面敎師(정면교사)로 삼아 자신의 경험을 되돌아 보고 心機一轉(심기일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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