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코흘리개 둘째를 보며 종종 이런 생각을 합니다.
'나도 아기처럼 살아보고 싶다..'
맑은 날에도 기어코 장화를 신고 마는 저희 둘째처럼
하기 싫은 건 안 하고, 하고 싶은 대로 살면서
느껴지는 대로 감정을 표현하며 산다면
누구도 마음이 병들지 않을 거예요.
우리가 불행해지는 이유는
마음이 원하는 대로 살지 못했기 때문일 거예요.
늦잠 푹 자고 쉬고 싶었지만 출근을 해야 했고,
치킨을 먹고 싶었지만 건강을 위해 참아야 했고,
웃고 싶지 않았지만 분위기를 위해 웃어야 했고,
상대 기분을 배려하느라
당당하게 내 감정을 표현하지 못했기 때문이죠.
이렇게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것'이 상충되어,
하고 싶은 대로 살지 못할 때 마음이 닳아갑니다.
아기 때는 그럴 필요가 없었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해야 하는 것'이 많아져요.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는 사회에서
원만하게 지내기 위해 지켜야 할 것들이 생기고,
주변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혹은 어떤 목표를 이루기 위해,
참아야 할 것들이 생깁니다.
하기 싫은 걸 안 하고,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을 때
마음은 충전되고,
하고 싶지만 포기해야 하고, 하기 싫지만 해야 할 때
마음은 소모돼요.
이 둘의 균형을 유지하지 못해
마음속 연료가 부족해지면,
그때부터 마음이 병들기 시작하는 거예요.
처음엔 필요에 의해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하고 살지만,
마음의 목소리를 오랫동안 무시하고 살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는 하고 싶은 게 뭐였는지도 모른 채
수동적으로 일상을 살아가게 됩니다.
마음의 병으로 내원한 분들을 보면
그런 상태로 지내고 계신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가끔은 우리에게도 일탈이 필요합니다.
'해야 돼.'를 '하지 않아도 돼.'라고,
'하면 안 돼.'를 '해도 괜찮아.'라고 얘기해 보세요.
몸과 마음에 완전히 힘을 빼고
그저 흘러가는 대로 맡겨보는 거예요.
늘 긴장한 채 살아가던 내 마음에게
온전한 휴식을 선물해 보세요.
그동안 들리지 않던 마음의 소리가 다시 들릴 거예요.
'나도 가끔은 내 마음대로 살고 싶었어!'라고 외치는
작은 아이의 모습이 보일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