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비자가 제한한 직장 선택의 폭 III (J2)
남편의 대체 군복무 완료와 그 사이 출산을 겪으며, 불현듯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의 정착도 고민했지만, 인연이 아니었던 듯하다.(이 이야기는 다음에 자세히 풀 기회가 있을 듯하다.) 그러던 중 남편이 미국 연구소 포닥(박사 후 연구원)으로 취업하게 되었고, 남편은 J-1 비자로 나는 J-2 비자로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그때는 몰랐다. J-1 비자 때문에 남편의 경력이 발목 잡힐지...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남편의 J-1이 유지되는 한, J-2인 나의 직장 선택의 폭은 자유로웠다. 즉 나의 경력을 위해선 남편의 희생이 필요했다.
J Visa에 대해서.
J-1 visa는 F 비자처럼 비인민 비자로, 주로 문화 교류 및 교육 프로그램을 목적으로 한다. J 비자의 목적은 외국인들이 미국에서 연구, 교육 혹은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다른 고용 비자와 달리 발급 절차가 쉽고 빠르다. 그래서 한국에서 포닥이나 교환 교수로 미국에 올 때 가장 많이 사용되는 비자 중 하나다. 또한, 소속된 기간에 따라 처음 2년은 비 거주 외국인으로 분류되므로, 고용주가 외국 고용주, 그 수입은 면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단, 이 비자는 교류 목적으로 J 비자 프로그램이 끝난 후 최소 2년 동안 모국에서 체류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그리고 이 비자는 "교육" 혹은 "훈련"을 목적으로 함으로 정규직인 교수나 학교 스태프로는 취업을 할 수 없다. 또한, J에게는 24-month bar라는 룰이 적용이 되는데, 만약 나 같은 경우 J-2로 입국해서 남편과 같은 포닥이나 연구원으로 J1으로 취업을 하려고 할 경우 이 룰에 적용되어, 2년간 같은 분야의 J-1 비자로 전환이 불가능하다.
즉! 이 비자를 바탕으로 미국에 정규직 직장을 잡아 이민을 목적으로 한다면 이 기간 동안 "2 year rule"을 면제해 달라고 신청하고, H-1 비자나 영주권으로 갈아타야 한다.
J-1 비자는 본래 교류 혹은 트레이닝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그렇기에 J 비자 소지자는 반드시 본국으로 돌아가서 최소 2년 동안 배움을 전파해야 한다. 하지만, 개인적인 의견은, 현실적으론, J를 받는 학교나 연구소의 저임금 계약직에 매이게 된다. 특히, J-2 배우자가 일을 하게 될 경우 배우자의 J가 유지돼야 함으로 함부로 그만둘 수도 없다. 지금 생각해 봤을 때, 학교도 연구소도 충분히 H-1 비자를 발급해 주는 경우가 많은데, 처음에 H-1로 채용해 줄 수 있는지 적극적으로 문의했더라면, 나와 남편 모두에게 더 나은 선택지가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J-2 비자의 EAD working permit을 이용해 미국 유명 연구소에서 offer letter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때 (정확히 offer letter을 받고 다음날 트럼프가 팬데믹을 선언했다.) 코로나 팬데믹이 미국을 강타하던 시기였고 생후 1년이 막 지난 아기를 데리고 혼자 뉴욕주에서 캘리포니아 주로 ( 남편은 Brookhaven National Lab에서 일하고 있었고, 난 Lawrence Livermore National Lab에서 일할 기회를 얻었지만, J-2 EAD였기에, 남편이 계속 J-1 비자를 유지해야 했다.) 갈 수 없었기에, 그 기회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대로 내 경력이 주저 않고, 남편도 J-1의 비자로 계약직 신분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느꼈을 때 NIW-E2 영주권신청을 결심하였다.
J-1 비자를 받을 때 조금만 더 신중히, J 비자에 대해서 알아봤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그리고 J 비자의 취약점을 빨리 파악하고 영주권 신청을 서둘렀다면, 나와 남편이 가는 길이 조금은 덜 험난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팬데믹 중간에 영주권을 신청해서 보통 1년이면 나오는 영주권이 3년이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