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마흔
마흔 즈음, 나에게 건네는 위로
어느새 마흔이 가까워졌다.
가끔은 이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내 안엔 여전히 서툰 아이가 살고 있는데,
세상은 내가 충분히 어른이 되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예전엔 마흔이 되면
모든 게 제자리를 찾고,
의심 없이 단단해지고,
삶의 방향이 선명해질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다르다.
불안은 여전하고,
슬픔도 사라지지 않으며,
지금 이 길이 맞는가 싶은 물음표가 여전히 따라다닌다.
그런데, 그게 어쩌면
나이를 먹는다는 것의 진짜 얼굴인지도 모른다.
확신을 가지는 대신
의심을 안고도 걸어갈 수 있는 용기.
모든 걸 가지려 하지 않고
지금 있는 것을 소중히 바라볼 수 있는 눈.
젊음이 찬란함이라면,
나이 듦은 그 찬란함의 그림자를 받아들이는 연습인지도 모른다.
빛나는 순간만이 아닌,
지나간 시간의 무늬를 껴안고
조금씩 천천히 자기 자신이 되어가는 시간.
예전엔 허무가 두려웠다.
무언가를 이루지 않으면 아무 의미도 없을까 봐,
뒤처질까 봐, 잊힐까 봐.
하지만 이제는 안다.
비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시간들이
결국 나를 가장 나답게 만들어줬다는 걸.
무언가를 잘 해내는 것보다
무너지지 않고 하루를 살아낸 내가
요즘은 더 자랑스럽다.
큰 성취 없이도 매일을 버텨낸
그 조용한 끈기와 마음이,
결국 나를 여기까지 데려다주었다.
마흔.
사라지는 게 아니라
이제야 조금씩 나로 채워지는 시간.
나는 이제
나를 기다릴 줄 알게 되었고,
울고 있는 나를 다그치기보다
다정하게 바라보는 법을 배웠다.
세상이 말하는 속도에서
조금 비켜서 있어도 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러니,
곧 마흔이 되는 나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잘 오고 있어.
지금 너의 속도면 충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