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다짐

by 한소로


눈을 떠보니 새해였다.


1월 1일은 겨울의 한중간이다. 때문에 내가 눈을 뜬 5시 반에는 아직 사위가 캄캄해 모든 것이 분간이 가지 않았다. 이럴 때는 스마트폰을 켠다. 언제나 머리맡에 두기 때문이다.


켜서 시간만 확인해야지, 하는 생각도 잠시, 곧 자기 전에 틀어두었던 유튜브 영상 혹은 SNS가 자동재생되기 시작한다. 시간 확인은 1초 만에 끝났고 그 뒤는 넘쳐흐르는 미디어의 홍수에 휩쓸리고 만다.


히히 웃으며 보다가 곧 정신을 차려보지만 몸이 노곤해 일어나기가 싫다. 이불속에서 꾸물대고 있으면 이미 각성 상태에 들어간 뇌가 속삭인다.


'10분만 더 보자.'


그래, 그러자. 일찍 일어났잖아. 10분 뒤면 여섯시도 아직 안 됐어.


스스로 되뇌면서 좀 더 누워 있다 보면 한시간 쯤이야, 후딱이다. 어느새 동이 터서 눈이 부실 때까지 누운 채로 하루를 시작하고 마는 것이다.


최악의 기상이다.


그렇게 기상한 날은 아침부터 기분이 저조하다. 특히 어제는 더 심했다. 새해를 이렇게 시작하다니. 자괴감이 밀어닥친다.


기분이 나쁘면 눈 뜨자마자 벌떡 일어나면 될 텐데. 난 왜 맨날 같은 짓을 반복하는 건지.


이게 다 스마트폰 때문이다. 요놈의 스마트폰만 없으면 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을 것이다.


옛 어른들이 그랬다, TV는 바보상자라고. 그럼 스마트폰은 대체 뭘까?


확실한 건 TV는 나를 바보로 만들지 않았다. 그러나 스마트폰은 나를 바보로 만들고 있다. 매일매일 바보짓을 하고 있으니까.


알고리즘이라는 게 참 무섭다. 이제 막 기상해 아직 명료하게 개지 않은 내 머릿속을 휘젓는다. 추천해 주는 영상들은 모두 재미있고 흥미롭다.


그렇게 푹 빠져들어 화면을 한참 쳐다보다가 정신을 차리고 나면, 빨리 준비해야 회사에 지각하지 않는 시간이 되곤 한다.


아니다, 아니다. 다 핑계다. 사실은 알고 있다. 일어나서 할 일에 치이고 싶지 않다는 무의식과 피곤함을 핑계로 움직이지 않으려 하는 본능이 합쳐진 결과라는 것을.


내일부터는 꼭 눈뜨자마자 벌떡 일어나야지.


오늘도 상쾌한 기상에 실패한 나의 다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