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행 열차

by 한소로


테드는 모자를 한 번 고쳐 쓰고 계속 걸어갔다. 다행히 그를 쫓는 사람은 아직 없었다.


기차역으로 들어서자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다. 테드는 그 속에 섞여 들었다.


역 한가운데의 거대한 시계는 5시 2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딱 적당한 시간이었다. 테드는 시계를 흘끗 보고는 재빠르게 매표소로 다가가 말했다.


"오클랜드행, 가장 빠른 걸로."


"5시 25분 차가 있어요. 입석인데 괜찮겠어요?"


"그걸로 주세요."


테드는 대화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주변을 한 번 훑은 후, 기차표를 쥔 손을 주머니에 넣고 빠른 걸음으로 플랫폼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같은 기차를 기다리는 걸로 보이는 사람들 사이에 섰다.


'그 일을 하는 게 아니었어.'


테드는 속으로 혀를 찼다. 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하고 손을 떼려 했는데, 재수 없게도 일이 꼬여버렸다. 그는 물건을 가지고 튄 놈들을 속으로 욕했다.


조직은 없어진 물건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테드는 단순한 운반책이었을 뿐, 물건에 대해서는 정말 아는 게 없었다.


속이야 어떻든, 그는 태연한 얼굴을 가장했다. 그러나 기차표를 쥔 손은 땀에 젖어가고 있었다.


5분, 아니, 3분이면 된다.


그러나 운은 그의 것이 아니었다. 곧 역장의 방송이 스피커를 타고 울려 나왔다.


"기차가 전 역에서 연착되었습니다. 지금 타시는 손님들은 예정시간보다 20분 더 기다리셔야--"


이런, 제길! 테드는 속으로 욕을 지껄였다. 이 이상 시간을 끄는 건 위험했다.


그때 저 멀리서 다른 기차가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테드는 레일을 눈으로 훑으며 저 기차가 어느 플랫폼에 설 것인지 가늠하면서 뛰기 시작했다. 그는 다시 매표소가 있던 역 안으로 들어가 사람들을 헤치며 간신히 때를 맞추어 플랫폼으로 뛰쳐나왔다. 기차는 3번 플랫폼에 멈춰서 있었다.


그는 표를 확인하려는 역장의 눈을 교묘하게 피해 기차에 올라타는 데 성공했다. 이 기차가 어디로 가는 것인지도 모르는 채, 그는 비어있는 좌석에 앉아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그는 곧 검은 옷을 입은 남자들이 열차칸마다 돌아다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남자들은 거칠게 사람들의 어깨를 잡아채가며 젊은 남자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확인하고 있었다.


테드는 조용히 일어났다. 화장실에 가는 척, 눈길을 끌지 않도록 조용히 움직였으나 남자 하나가 그의 뒤에 따라붙었다.


"거기."


테드는 그의 말을 무시하고 열차 문을 열었다.


"이봐!"


그 순간 남자가 거칠게 테드의 어깨를 잡아챘다. 테드는 그 힘을 역이용해 몸을 돌리면서 팔꿈치로 남자의 코를 가격했다.


퍽!


"윽!"


"저기 있다! 잡아!!"


테드는 다음 열차칸에 뛰어들며 품속에서 총을 꺼내 뒤쪽에 쏘았다.


탕! 탕! 탕!


"으악!"


"꺄아아악!"


총에 맞은 남자들의 비명과 승객들의 비명이 뒤섞이며 울려 퍼졌다. 부상을 입지 않은 남자들이 테드를 쫓으며 총을 꺼내 들었다.


그 사이 테드는 재빠르게 다음칸으로 이동했다. 정신없이 앞뒤로 고개를 돌리는 와중에 기차의 행선지가 눈에 들어왔다.


'San Bruno'


"젠장!"


하필이면! 테드는 다시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기차를 탄 거였다. 조직의 본거지인 샌프란시스코를 간신히 벗어났는데 역행하는 기차를 타다니, 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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