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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대화칭구

새로 나는 시간

by 오주현

선로가 만든 백색소음 들으며

마모되는 시간을 달리는 열차

무음의 코믹영화에 취한 체

단잠에 빠져든다


다 닳아 뼈만 남은 앙상해진 열차

모자라고 마모된 영영 올 수 없는

바퀴를 떼어놓자 조용해지고

떼어낸 바퀴를 적재한다


종착지를 향해 내내 시간은 이동하나

공터와 버려진 열차 굴러가지 않는 바퀴

오직 산화되는 속도로 고철만 달린다


떼어내고 싶은 기억보다 더 이상

붙일 기억도 없는 텅 빈 바퀴에 휑하니

바람이 쓸어간다


기억 가진 뼈들처럼 구멍이라도 생기면

입에 대고 뿔피리 기차경적 울려본다

아직까진 잘 나간다는 소리가

꿈에 닿아 얼른 깨어 하차한다






Pixabay로부터 입수된 Brigitte Werner님의 이미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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