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이야기
우울증이라 하면 사람들은 흔히 이렇게들 말하죠. "긍정적으로 생각해", "의지만 있으면 돼", "너보다 힘든 사람도 잘만 살아." 말만 들어도 기운 쭉 빠지는 이 대사들, 정말 위로하려고 하는 걸까요? 그렇다면 실패입니다. 우울증에 걸려본 적 없는 사람들이 던지는 이런 조언들은 사실상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도지 않을 뿐더러, 치명적인 독이 되죠.
여기서 진실을 말해야 겠군요. 우울증은 결코 약한 사람들의 병이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일 가능성이 커요. 책임감이 강하고, 자기 자신에게 엄격하고, 뭐든지 혼자 해결하려 애쓰는 사람들이 우울증에 더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거든요. 그러니까 이들은 사실 삶의 버거운 무게를 묵묵히 견뎌내려다 지쳐버린 겁니다. 그런데도 사회는 이들에게 "네가 약해서 그래"라며 덤을 얹어주죠. 이거 참 고맙네요.
어떤 사람들은 우울증을 그저 "기분의 문제"로 치부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거 아세요? 아니요, 우울한 기분과 우울증은 차원이 다릅니다. 우울증은 매일 아침 눈을 뜨는 것이 전쟁처럼 느껴지고, 하루를 아무 의미없는 반복으로 느끼게 만드는 질병입니다. 환경적 스트레스, 뇌의 화학적 불균형 등 다양한 요소들의 총합이 만들어낸 정신적인 폭풍 같은 거죠. 여러분이 의지로 감기를 낫게 할 수 없듯이, 우울증도 개인의 정신력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적절한 치료와 지원이 필요한 상태죠.
그리고 한 가지 더. 우울증을 단순히 "슬픈 상태"라고 생각하는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어요. 우울증은 슬픔보다 훨씬 깊고 복잡합니다. 때로는 감정이 완전히 마비되어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거나, 반대로 이유 없이 짜증이 폭발합니다. 밤마다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다 아침을 맞거나, 하루 종일 침대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죠. 식욕도 극단을 달립니다. 먹고 싶지 않거나, 모든 걸 먹고 싶거나. 이쯤 되면 우울증을 슬픔과 동일시하는 게 그리 적절하지 않다는 걸 아시겠죠?
그런데 왜 사람들은 여전히 우울증을 약한 사람의 병으로 생각할까요? 주요한 이유는 강력한 의지를 미화하는 우리 사회의 문화 때문입니다. 땀과 눈물로 성공을 쟁취한 사람을 이상화하고, 고통 속에서도 웃으며 이겨내는 캐릭터를 영웅으로 칭송하죠. 그러니 마음의 병을 드러내는 건 그들과 반대되는 약점처럼 보이기 마련입니다. 거기에 더해, 정신적인 괴로움은 신체질환처럼 MRI 사진이나 혈액검사로 드러나지 않잖아요. 그러다 보니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말로 모든 걸 퉁쳐버리는 겁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고통을 숨기고, 치료받을 기회를 놓치며 병을 키우게 됩니다.
우울증을 이해하려면 먼저 우울증이 심각한 질병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감기나 고혈압처럼 우울증도 치료가 필요한 상태인 거죠. 그리고 이 병은 상담 치료와 약물을 통해 관리할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그래요, 우울증에 대한 편견을 없애려면 우리 모두가 이 질병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게 중요합니다. "그냥 우울한 거겠지"라는 말을 던지기 전에, 그 사람이 어떤 싸움을 하고 있는지 헤아려 보세요.
마지막으로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공감입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해" 같은 말은 정말 쓸모가 없어요. 대신 "많이 힘들겠구나. 내가 도울 수 있는 게 있을까?"라고 물어보세요. 그저 옆에 있어주는 것 만으로도 큰 힘이 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