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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이라는 이름의 불행에 관하여

심리학 이야기

by 이상혁 심리상담가

성공했는데도 불행하다고요? 참 이상한 일이죠. 당신은 마침내 사람들이 부러워할 만한 자리에 도달했습니다. 높은 직책, 통통한 지갑, 고급 차와 멋진 집까지.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는 그림이 그려졌는데, 정작 당신의 마음은 텅 비어 있습니다. 아마도 당신은 그 허한 곳을 채우기 위해 더 큰 목표를 설정하고 열심히 달려왔겠죠. 그런데 말입니다. 어째서 그 공허함은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더 커져만 가는 걸까요?


그건 성공의 문제가 아니라, 성공이 마주하게 만드는 과거의 상처들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상처들은 우리가 애써 외면해왔던 것들이죠.


어쩌면 우리의 과거를 보상받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되었을 겁니다. 어릴 적 부모에게 받지 못했던 사랑,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했던 순간들, 부족했던 환경 속에서 스스로를 지켜내야 했던 그 싸늘한 밤들. 우리는 그 결핍을 채우기 위해 다짐했을지도 모릅니다. "나는 반드시 증명해 보일 거야." 그리고 정말로 증명했죠. 멋진 이력, 부러운 삶, 모든 게 완벽합니다. 그런데 그 결핍은 왜 여전히 우리를 괴롭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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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답은 간단합니다. 현재의 성공이 과거의 결핍을 치유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멋진 성취를 이뤘더라도, 당신이 과거의 자신에게 품고 있던 상처를 보듬어주지 않는 한 그 결핍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성공이 마법처럼 과거의 고통을 지워줄 거라고 믿었던 우리는, 그 환상이 깨졌을 때 더 깊은 좌절을 느낍니다.


결론은, 우리가 성공의 의미를 잘못 정의했다는 겁니다. 성공이란 대체 뭘까요? 좋은 학교, 안정적인 직장, 높은 연봉, 그리고 남들이 인정하는 삶? 하지만 이런 외적 기준은 남들이 정한 것일 뿐이죠. 스스로에게 물어본 적이 있나요? 당신이 원하는 성공은 무엇인지, 당신을 진정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지 말입니다.


박수갈채를 받으려 열심히 달려온 길 위에서 문득 "이게 다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순간, 우리는 알게 됩니다. 이 모든 게 내 삶을 진짜로 채우지 못한다는 사실을.


이제 더 이상 '달릴 곳'이 없어졌을 때, 우리는 자신과 마주하게 됩니다. 그리고 묻죠.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이 질문에 답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성공 이후의 공허함은 더 큰 혼란으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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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질문을 바꿔볼 때입니다. "왜 성공했는데도 불행한가?"가 아니라,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로요.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지 않으면 아무리 큰 성취도 불행을 덮지 못합니다.


중요한 건 자신과의 대화입니다. 당신은 무엇을 위해 그토록 달려왔나요? 그 결핍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나요?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당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건 무엇인가요?


행복은 성공의 부산물이 아닙니다. 성공은 외부의 기준을 충족시키는 것이고, 행복은 내면에서 느끼는 감각입니다. 두 가지는 종종 충돌합니다. 외적인 성공이 내적인 행복으로 이어지려면, 당신은 스스로의 과거와 화해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남들이 정한 성공이 아니라, 당신만의 성공을 정의해야 합니다.

성공했는데도 불행하다는 건 실패의 증거가 아닙니다. 오히려 당신이 이제야 진짜로 중요한 질문에 답하려 한다는 신호입니다. 과거의 결핍을 인정하고, 현재의 자신을 받아들이며, 앞으로의 삶을 설계하세요. 성공은 그저 시작일 뿐, 행복은 그 다음 여정입니다. 그러니 당신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보세요.


"괜찮아, 이제부터 내가 원하는 대로 살아갈 거야."


그 길에서 당신은 성공 이상의 무언가를 찾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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