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이야기
요즘엔 인터넷이든 유튜브든 우울증 진단 기준이니, 우울증 테스트니, 극복 방법이니 하는 것들이 쏟아집니다.
저도 마찬가지였죠. 그런 영상을 만들었고, 글도 몇 편 썼습니다. 하지만 가끔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게 과연 우울증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까?"
솔직히 별 도움 안 될 겁니다. 그런 것들은 대개 일반적인 정보를 차곡차곡 정리하여 전달하는 것에 불과하니까요. 증상, 진단법, 극복방안(운동하세요, 햇볕을 쬐세요, 명상하세요... 네, 감사합니다).
잘 조제된 만병통치약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모래알처럼 건조하고 밋밋하게 느껴지는, 지극히 사무적이고도 기계적인 텍스트의 나열.
우울증은 그렇게 간단히 정리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 삶의 가장 근원적인 부분과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내밀한 안쪽, 아무도 본 적 없는 장소, 가늠할 수 없는 심연의 가장 깊숙한 곳에서 밀려오는, 검고 무겁고 한없이 슬픈 거대한 파도, 절대적이며 주관적인 지독히도 암울한 절망의 덩어리. 그게 우울증이니까요.
많은 심리 상담 이론들은 우울증의 원인을 '상실'의 고통에서 찾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사별, 반복되는 실패, 사회적 고립... 무언가를 잃어버리고 다시는 찾을 수 없다는 감각. 맞아요, 다 일리가 있어요.
하지만 놓친 게 하나 있습니다. 우리는 상실의 대상을 잘못 설정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이 잃어버린 것은 그런 특정한 대상이 아닙니다.
물론 겉으로는 그렇게 보이죠. 하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보다 근본적인 것이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다루어야 할 보다 본질적인 대상이예요.
그렇다면 우리가 근원적으로 상실한 것은 무엇일까요?
‘삶의 의미’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되찾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