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itiker leben
남을 평가한다는 자체가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지, 평론가의 고충은 남다릅니다. 다른 분야의
평론도 마찬가지겠지만 음악 분야의 평론은 다양한 장르로 인해 모두를 평가하는 것은 불가합니다. 클래식 음악만 하더라도 성악, 기악, 작곡에서 오페라, 기악 독주, 합주 분야, 이 모두 다 평론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15년 전 즈음인가부터 오케스트라와 성장하는 음악인들을 주로 관찰하고 글을 썼더니 집중이 되면서 밀도 있는 분석을 할 수 있었습니다. 욕심에서 성악이나 오페라 분야까지 넓혔던 것을 과감하게 접었고, 반쪽짜리 음악 평론가라는 스스로의 평가를 받아
들이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음악 평론가에 있어 좋은 귀를 갖는다는 것은 매우 소중하면서 필수입니다. 오케스트라 연주인이나 솔리스트, 지휘자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그들 보다도 더 많은 연구와 그들이 볼 수 없는 사각지대
까지 종합해서 문제를 제시하고 이해를 구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매일 열리는 공연을 수도
없이 찾아서 보아야 하고 그 공연에 연주되는 곡에 대한 분석과 가장 이상적으로 연주한 단체나
솔리스트를 찾아 최상의 연주 틀을 잣대로 설정해야 합니다. 비교 분석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들리는 대로 글을 쓸 때면 꼭 후회의 글이 나옵니다. 한 번 써서 발표한 글은 주어 담을 수 없는
평론가가 영원히 책임져야 하는 글입니다.
클래식 음악 분야에서 가장 좋은 귀를 가진 사람들은 지휘자입니다. 100명이 넘는 단원들의
소리에서 옳고 그른 소리를 찾아내어 교정하고 조율하는 작업은 오랜 기간 숙련을 통해야만
할 수 있는 쉽지 않은 작업입니다. 평론가의 귀는 그런 지휘자보다도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정확하게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3월 17일 빈 Musikverein의 3시 30분 소피아 필과
7시 30분 빈 필의 공연에서 소피아 필은 a= 442hz를 빈 필은 443hz를 썼는데 일반인들은
분간을 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그리고 빈 필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Ein Heldenleben" 연주 때
6. Des Helden Weltflucht und Vollendung의 mäßig langsam 바로 전 하프의 마무리 솔로에서
음정이 떨어져 버린 경우가 발생하여 곡에 지장을 주었고 이어지는 sehr ruhig의 두 명의 하프가
조성의 변화를 책임지는 빅 솔로에서 까지 떨어진 음정으로 공연의 영향을 주었습니다. 빈 필이
a= 443hz를 사용하고 있지만 Warming-up이 끝나고 연주 막바지에 다다르면 오히려 음정이 올라
가는 현상을 보이는데 하프는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음정이 다운되는 매우 까다로운 악기로
연주자는 이를 감안하여 미리 a= 444hz까지 올려놓고 시작하지만 그날 공연에서는 하프 음정이
더 많이 떨어지는 현상을(공연장의 온도 상승의 영향) 보여 매우 중요한 솔로 부문에서 거스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런 현상은 하프 주자나 자휘자가 가장 잘 인지합니다. 다른 악기와 달리
하프는 공연 중에 계속해서 음정을 교정하기가 힘든 악기라 알면서도 어찌할 도리가 없습니다.
그날 공연 후 하프 주자를 만나 "아까 힘들었지"라고 하니 미소를 띠면서 하프의 어려움을 설명
하고 공감을 구했습니다. 평론가는 음악가들이 처한 문제를 같이 공감해야 하고 그것을 푸는
방법을 제시해야 합니다. 오케스트라 앙상블에서 무엇이 문제인지, 왜 그런 문제가 발생하는지,
모든 경우의 수를 제시하고 대화를 통해, 글을 통하여 바로 잡아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20, März, 2025 in wien franciscopai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