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 스트라이크

1년, 800만 마리의 죽음

by 김효정

큰 유리창이 있는 건물이나 고속도로 주변을 걷다 보면

새의 변사체를 발견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겉으로 피가 보이지 않거나 몸에 큰 손상이 없어 보이는 경우
대부분은 유리창 충돌로 인해 조용히 생을 마감한 것이다


예전에 한 전문가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만약 새가 유리창에 부딪혀 토마토처럼 터졌다면

분명 사람들은 어떤 조치를 취했을 것이다
하지만 새의 죽음은 너무 조용해서

사람들은 대개 모른 채 지나치고

알아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소리 없는 비극은 그렇게

오늘도 어디선가 반복되고 있다



요즘 새들의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는 가장 큰 요인 두 가지는

1. 고양이 (이건 다음에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2. 유리창 충돌 이다


미국 조사에 따르면

매년 3억에서 최대 10억 마리의 새들이

오직 '유리창'에 부딪혀 목숨을 잃는다


왜 그럴까?
새들은 유리라는 물질을 인식하지 못한다
그저 '빈 공간'으로 착각하고 전속력으로 날아드는 것이다


우리가 무언가를 향해 전력질주하고 있다고 상상해보자
그 끝에 예상치 못한 투명한 벽이 있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하지 않은가


하지만 새들은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시속 40~70km의 속도로 진짜로 부딪힌다


대부분 즉사한다


운 좋게 살아남더라도 시력이나 방향감각 등
야생에서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감각기관이 손상된다
결국 서서히 죽음에 이르는 길로 접어드는 셈이다


이 비극은 새의 잘못도 인간의 악의도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이 비극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그렇다면 새들의 유리창 충돌,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출처: 아모레퍼시픽

궁극적으로는
건물이나 시설물을 설계할 때부터
새들이 유리창에 부딪히지 않도록 디자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아모레퍼시픽 본사 건물
새 충돌 방지를 고려한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런 근본적인 해결책은
개인의 일상에서 바로 실천하긴 어렵다


그래서 오늘은
우리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실천들을 소개해보려 한다



1. 맹금류 스티커 붙이기 (약 6,000원, 쿠팡 구매 가능)

출처: 11번가

하늘을 나는 독수리 모양의 스티커를 창문에 붙이는 방식이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


드문드문 붙이는 건 전혀 효과가 없다
중요한 건 ‘맹금류 그림’이 아니라

“여기에 뭔가 있다”는 인식을 새에게 주는 것


즉 조밀하게, 다닥다닥 붙여야 한다



2. 점을 찍자! – 아크릴 페인팅

출저: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 페이스북 그룹

새들은 세로 5cm, 가로 10cm 미만의 공간은 통과하지 않는다는 습성이 있다


이를 이용해, 아크릴 물감으로
유리창에 일정 간격으로 점을 찍는 방식도 효과적이다

게다가 심미적으로도 예쁘다



3. 자외선 반사 스티커 붙이기

사람은 못 보지만, 새는 자외선을 볼 수 있다


이 원리를 이용한 스티커는
사람 눈에는 거의 보이지 않지만
새들에게는 명확한 경고 신호가 된다


실제로 국립생태원 건물에도 이 스티커가 적용되어 있다




버드스트라이크 문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페이스북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 그룹에 들어가 보면
얼마나 많은 새들이 조용히 생을 마감하고 있는지
그 끔찍한 현실을 직접 볼 수 있다


하지만
문제를 인식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늘어나면
작은 변화들이 결국 근본적인 대책 마련으로 이어질 수 있다


새들도 우리가 함께 사는 이 땅의 이웃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