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S 군이 월차를 냈다.
업무 특성상 토요일 납품 건은 금요일에 미리 체크하고 처리해 두었다.
S군은 1박 2일 일정으로 슈루루… 떠났다.
그의 빈자리는 강 대장과 뚜기가 채웠다.
비는 국지성 호우로 내렸고, 거래처마다 S 군을 잘 챙겨주셨다.
강대장과 뚜기는 감사 인사를 전하며 조심스럽게 납품을 이어갔다.
“집에서는 아들인데, 집 밖은 사회이니 잘 모릅니다. 저도 그러다 보니 항상 조심스럽습니다.”
그 말 뒤로, 비 사이를 요리조리 피해 가며 용인 죽전 쪽 거래처로 향했다.
오랜만에 강 대장과 함께 움직이며 연인 분위기도 살짝 났지만,
빗속을 달리는 마음은 납품 걱정으로 무거웠다.
도착하자마자 뚜기는 속으로 투덜거렸다.
“옘병할, 강릉에다 좀 쏟아주지…”
(요즘 강릉은 강수량 부족으로 난리다.)
차를 후진해 상가 입구까지 바짝 붙여 주차하고,
‘룡’ 거래처에 납품을 마쳤다.
이곳은 가족이 함께 운영하는 곳으로,
강 대장이 평소 존경하는 롤 모델이기도 하다.
납품을 마친 뒤, 사모님께서 직접 따신 '참외'와
'추어 고추 군만두'를 손에 쥐어주셨다.
20년을 이어온 거래처의 따뜻한 인심.
좋은 말씀은 마음에 담고,
강 대장은 조용히 일을 마무리했다.
비 오는 날의 납품길,
사람 사이의 정과 신뢰가 더 깊게 느껴졌던 하루였다.
S 군의 빈자리는 잠시였지만,
그가 쌓아온 관계와 신뢰는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