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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세월, 갑작스러운 이별통보

by fh

내게는 너무도 갑작스러운 이별통보였다.

11년 동안 만났는데 해외로 간지 9개월 만에

사랑이 식었다는 이유로 헤어지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얘기했다. 아주 단호하게 자신은 감정이 식으면 절대 되돌아가지 않는다며 확신했다.


지금 나는 인생 처음 겪어보는 마음의 뒤틀림과 아픔을 느끼는 중이다. 이별통보를 들은 지 2일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해 3kg나 빠졌다.


그는 지금 한 달 넘게 주말 없이 하루에 12시간을 넘게 일하고 있다.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라 더더욱 힘들 것이다. 그 와중에 내가 애정표현 해달라고 여러 번 말했던 게 그에게 너무 버거웠던 것 같다.


정말 사랑이 식은 게 맞는 걸까 아니면 너무 지치고 힘들어서 어떠한 감정도 없는, 감정 소진이 된 것일까.

9개월 전만 해도 우리의 밝은 미래를 약속하며 나말고는 아무도 없다고 편지를 써줬는데.

11년 만난 기간에 9개월 만에 감정이 식는다는 게 이해하기 어렵다. 아직도.

누구라도 붙잡고 물어보고 싶다. 이해가 되는 말이냐며 마주치는 사람마다 물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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