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리가 위한 어떤 노력
오빠와의 관계에서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자존감이 떨어지고 있음을 느꼈다.
매번 나만 사랑을 갈구하는 것 같아 싫었고, 과거에 오빠가 나에게 줬던 사랑의 형태를 그리워하게 됐다.
다시 시작하고 나서 초반엔, 애매했던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서로 애정표현을 하지 않아서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걸릴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2년이 훌쩍 지난 지금 생각은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사랑의 형태는 될 수 없을 것 같아 슬퍼졌다.
이것 때문에 서운해서 몇 번 울면서 말도 해봤고, 오빠가 해외로 이직하기 전엔 그렇게 느끼게 해서 미안하다는 진심 어린 사과를 하며 나를 꼭 안아줬다.
그런데 그때뿐이었다. 해외 생활에 지쳐있는 오빠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갔다. 오히려 더 표현을 하지 않는다.
몸이 떨어져 있으면 말이라도 많이 해줘야 안정이 되는데 그렇지 못해 나는 늘 불만과 서러움이 가득해졌다.
심지어 공항에서 이것만은 꼭 지켜달라고 서로 울면서 부둥켜안으며 약속까지 했는데 말이다.
우리 사이에서의 약속은 늘 이런 식이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내가 정신 놓고 술 마시는 것을 싫어하는 오빠와 수십 번의 약속을 했지만 그때뿐이고 또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했다.
너무 크리티컬 하지 않은 것들은 약속의 유효기간은 짧았다.
다들 이러니 비슷한 걸로 수십 번 싸우는 거겠지..? 그럴 거라 생각하며 마음의 위안을 삼아 본다.
얼마 전에 오빠가 한국에 잠시 왔다. 나를 보러 왔다는 느낌보다는 연차를 쓰기 위해 온 느낌이었다.
오빠가 여행을 같이 가자고 제안을 했었는데 연차가 없어서 혼자 다녀오라고 했다.
여행 다녀오고 매일 보긴 했지만 하루종일 같이 있고 싶었던 나의 바람과는 다르게 데이트만 했다.
지금 아니면 5개월 후에나 볼 수 있는데 서운했다.
내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오빠의 상황이 어쩔 수 없는 걸까.
원래 이랬던 사람이 아닌데 다시 바꿀 수는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