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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스캐퍼(Townscaper) 평론

by 권 안 Kwon An


“상상으로 갈무리하면 그만.”

8 / 10



건물 설치 샌드박스 게임 타운스캐퍼에 대해 논해봅니다.




샌드박스 게임의 기본 개요를 그대로 따르는 타운스캐퍼는 목적도, 보상도, 이렇다 할 상호작용과 세밀한 조작마저도 존재하지 않는 일종의 최소주의적인 성격을 지닙니다. 플레이어가 정할 수 있는 것은 건물의 색, 건물의 위치, 시간대뿐이죠. 하지만 그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느낌을 받을 만큼 좋은 향기를 풍기는 게임입니다. 그저 자유롭게 쌓고, 바라보고,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즐기는 수동적인 게임의 맛은 그대로 살아있죠.


게임의 기본적인 완성도는 높지만, 기술적, 구조적 깊이보다는 사용자의 감성적 무게에 따라 경험에 대한 만족도가 좌지우지되는 게임이라는 생각이 들어 만점을 주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도 8점이라는 점수는 이 게임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 이상의 욕심을 부릴 만한 게임이 아니라는 것의 표현이에요. 한 줄 평도 또한. 인테리어를 한다거나, 지형을 만든다거나 하는 디테일은 없어도, ‘상상으로 갈무리하면 되지’ 싶은 만족과 여운이 있었고, 그게 이 게임의 매력이라고 느꼈어요.


게임의 ‘의도적인 비움’이 그저 심심하고 밋밋하다기보단, 게임의 경험을 플레이어가 스스로 완성한다는 느낌을 받아서 매우 만족하는 게임입니다. 샌드박스 게임만 하면 괴상망측한 결과물만 만들어 금방 흥미를 잃는 저도, 단순하기에 오히려 순수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이 되어 좋았습니다.



머리가 복잡할 때, 최소한의 요소만을 지니고도 은은한 감칠맛을 전해주는 타운스캐퍼를 추천드립니다. 비록 짧더라도 독창적인 샌드박스 게임의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는 ‘권 안’이고, 계속해서 좋은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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