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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을 이해한다는 것

누구나 각자의 상황이 있다.

by 김원호

우리는 너무 쉽게 판단한다.
길거리에서 무례하게 구는 사람을 보면, ‘왜 저렇게 예의가 없지?’ 하고 생각한다. 직장에서 반복해서 실수하는 동료를 보며, ‘능력이 부족한 거야’라고 단정 짓는다. 마치 우리가 모든 정황과 사정을 다 아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 사람이 어떤 상황 속에 놓여 있는지, 어떤 하루를 지나고 있는지, 무엇을 견디고 있는지를 우리는 모른다. 무례해 보인 행동 뒤에는 가족의 병간호로 인한 지친 마음이 있을 수 있고, 반복된 실수 뒤에는 밤잠을 설친 채 아이를 돌보다 출근한 누군가의 고단함이 숨어 있을 수도 있다.

“누구나 각자의 상황이 있다.”
이 단순한 문장을 마음속에 새기면, 세상이 조금은 달리 보이기 시작한다.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고, 모든 사람은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살아간다. 우리는 누군가의 일부분만을 보고 전체를 판단하려는 습관을 내려놓아야 한다. 중요한 건 그 사람의 '이유'를 들으려는 마음, 이해하려는 시선이다.

물론 모든 행동이 용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해하려는 태도는, 그 사람을 돕는 가장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왜 그랬을까?’라는 질문 하나가 누군가의 외로움을 덜어주고, 닫힌 마음을 조금은 열어줄 수 있으니까.

살다 보면 나도 누군가의 오해를 받을 수 있고, 누군가도 내 사정을 모른 채 비난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더욱 서로를 이해하려는 연습이 필요하다. 판단보다 공감, 비난보다 이해. 그것이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방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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