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가끔 묻는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으세요?”
어떤 이는 지난주로 돌아가 복권 번호를 맞추고 싶다고 말하고,
또 어떤 이는 학생 시절로 돌아가 더 열심히 공부하고 싶다고 한다.
때론 결혼 전으로 돌아가 다른 사람을 만나보고 싶다는 이들도 있다.
나는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망설임 없이 한 시점을 떠올린다.
둘째 딸이 태어난 바로 그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그 순간으로 돌아간다면,
지금 내 곁에 있는 첫째와 둘째를 잃지 않은 채
시간을 되감아 다시 살아볼 수 있지 않을까.
조금 더 따뜻하게, 조금 더 인내하며,
조금 더 사랑을 주며 아이들을 키울 수 있지 않을까.
지금 중학교 2학년이 된 첫째와
초등학교 5학년이 된 둘째 딸.
훌쩍 커버린 아이들의 어릴 적 사진을 바라보다
눈시울이 뜨거워질 때가 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내 딸들.
그 순수하고 해맑던 시절,
내가 더 많이 웃어주지 못하고
더 자주 안아주지 못했던 순간들이
문득문득 가슴에 내려앉는다.
흘러간 시간이 야속하고,
행복했던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이
더욱 안타깝고 속상하다.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도 든다.
혹시 지금 이 시간도
언젠가 돌아가고 싶어질
소중한 과거가 되지 않을까?
아이들은 완벽하지 않다.
실수도 하고, 잘못도 저지른다.
그러나 그런 아이들을 바라보는
내 시선이 더 따뜻해지길,
내 마음이 더 너그러워지길 바란다.
사랑으로 인내하고,
바른 생각으로 아이들을 이끌어주는
아빠가 되고 싶다.
시간은 되돌릴 수 없지만
오늘을 어떻게 살 것인가는
내가 선택할 수 있다.
그토록 그리운 시간으로
지금 이 순간을 만들어 가자.
언젠가 다시 떠올릴 때
“참 따뜻했고, 사랑이 많았던 시간이었지”
그렇게 말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