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장사를 시작해도 괜찮을까요?
자영업 폐업률 80% 육박.
대한민국은 자영업의 지옥입니다.
최근 경기가 안 좋다는 말이 곳곳에서 들린다. 요즘 장사나 사업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듣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데 나는 이 말을 10년 전에도 들었다. 그래, 10년 전이다. 내가 사업에 망하고 나서 그때 내가 했던 생각은 경제가 안 좋아서 어쩔 수 없었다는 자기합리화였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10년 전에 들었던 이 무시무시한 말이 지금도 여전히 통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경기가 좋았던 적이 없었던 걸까. 코로나 시대는 국가적 재난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그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 동안 정말 장사로 돈을 번 사람이 없었을까.
그렇다면 백종원은 무엇이고 안성재는 무엇인가. 물론 그들은 지금 매우 유명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유명했던 것은 아니다. 어디선가 장사를 시작했고, 어디선가 경쟁을 이겨냈고, 어디선가 살아남았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세상은 사실 한 번도 경기가 좋았던 적이 없었다. 물론 돈이 많이 돌던 시대는 있었다. 디플레이션 시기에는 유동성이 넘쳐 소비가 늘었고 실력이 조금 부족해도 돈을 벌 수 있는 시절이 존재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사람들의 지갑은 얇아지고 소비는 훨씬 더 냉정해진다. 사람들은 가성비를 따지고 가심비를 따진다. 그리고 그때부터 시장은 진짜 실력을 가려내기 시작한다.
주식시장만 봐도 이해가 된다. 상승장에서는 모두가 돈을 번다. 그러나 하락장이 오면 진짜 고수들만 돈을 번다. 이게 핵심이다.
장사도 똑같다. 결국 실력이 판가름 나는 것이다. 이것이 자본주의이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본질이다. 그래서 질문을 다시 해야 한다. 요즘 장사를 해도 괜찮을까가 아니라 나에게 장사를 할 만큼의 실력이 있는가를 먼저 물어야 한다.
실력은 경험이다. 그리고 경험은 결국 실력이 된다. 그러나 경험이 충분하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 하나가 더 필요하다. 운이다. 하지만 내가 말하는 운은 막연한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상권을 보자. 장사를 설명할 때 나는 항상 말한다. 무조건 목 좋은 곳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런데 그런 자리는 이미 다른 사람들이 선점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들어갈 수 없다. 그러다 어느 날 발품을 팔고 또 팔다가 괜찮은 상권이 눈에 들어오고, 마침 매물이 나오고, 계약까지 이어진다. 나는 이것을 운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여기서 착각하면 안 된다. 운은 아무에게나 오지 않는다. 수많은 상권을 돌아보고 수많은 매장을 분석하면서 안목이 생겨야 좋은 기회를 알아볼 수 있다. 결국 운 역시 준비된 사람에게만 온다.
결국 실력이란 이런 경험들이 쌓이면서 만들어진다. 그래서 누군가 나에게 묻는다. 지금 장사를 시작해도 될까요. 그러면 나는 다시 되묻는다. 당신은 장사를 시작할 만큼 충분한 실력이 있습니까. 장사는 경쟁이다. 누군가는 돈을 벌고 누군가는 돈을 잃는다. 누군가는 살아남고 누군가는 사라진다. 그 전쟁터에 들어가기 전에 우리는 반드시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나는 지금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
장사는 연속성이다. 자전거 페달이 멈추면 넘어지듯
장사도 멈추는 순간 무너지기 시작한다. 경기가 좋든 나쁘든 매출은 계속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장사를 하는 곳은 훈련장이 아니다. 경기장이자 실전이다. 이미 실력이 있는 사람만이 경쟁에서 살아남는다. 그래서 장사는 늘 실전이다.
그렇다면 경쟁력은 어디서 오는가. 많은 사람들이 이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실력을 쌓아라. 그런데 이 말은 자칫 공허한 메아리처럼 들릴 수 있다. 그래서 뭘 어떻게 쌓으라는 거지라는 불평 어린 말을 쏟아내기도 하고, 누군가는 진지한 고민을 던지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장사를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종종 한 권의 책을 추천한다. <부자의 그릇>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평범한 회사원이었지만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을 한다. 처음에는 장사가 잘 된다. 돈도 번다. 하지만 결국 실패한다. 이 책이 흥미로운 이유는 성공보다 실패의 과정을 통해 장사를 하는 사람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그리고 실력이라는 것이 무엇으로 만들어지는지를 이야기처럼 풀어내기 때문이다.
이 책을 굳이 끝까지 읽지 않아도 핵심은 단순하다. 실력을 쌓는다는 것은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준비하는 과정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보통 실력이라는 단어를 단순하게 생각한다. 요리를 잘한다거나 장사를 오래 했다거나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실제 장사의 세계에 들어가 보면 실력이라는 것은 훨씬 복합적인 개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나는 평소 이런 말을 자주 한다. 한 가지 경험은 한 가지 지혜를 낳는다. 이것은 나의 좌우명이다. 결국 실력이라는 것은 경험에서 나온다. 경험이 쌓이면 판단이 달라지고 판단이 달라지면 행동이 달라진다. 그래서 장사를 오래 한 사람이 아니라 경험을 통해 지혜를 얻은 사람이 결국 경쟁력을 갖게 된다.
물론 경험을 단축하는 방법도 있다. 이미 경험한 사람의 말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다. 이유는 단순하다. 사람은 각자가 가진 지식과 경험을 기준으로 사물을 바라보고 해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같은 말을 들어도 서로 전혀 다르게 이해한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내가 부족할 수 있다는 겸손이다. 그리고 그 위에 필요한 것이 배우려는 태도다. 여기에 하나가 더 있다. 질문이다. 질문은 경험자의 지혜를 끌어낼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치다. 많은 사람들이 알아서 말해주겠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세상은 그렇지 않다.
예전에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런 장면이 있었다. 안재욱의 결혼식 이야기가 나오자 김흥국이 개그맨 조세호에게 왜 결혼식에 오지 않았냐고 묻는다. 그러자 조세호는 억울한 표정으로 이렇게 대답한다. “불러야 가죠.” 이 장면은 인터넷에서 밈이 되어 꽤 유명해졌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 말에는 의외로 단순한 진리가 담겨 있다. 불러야 간다. 부르지 않으면 갈 수 없다.
질문도 마찬가지다. 질문이 있어야 대답이 나온다. 묻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경험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도 정작 아무것도 묻지 않는다. 그리고 돌아와서 이렇게 말한다. 배울 게 없던데요. 사실 배울 게 없었던 것이 아니라 묻지 않았을 뿐이다. 경험자의 지혜는 알아서 흘러나오지 않는다. 질문이라는 문을 열어야 비로소 나온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를 더 이해해야 한다. 질문과 조언만으로 실력이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질문은 방향을 알려줄 뿐이고, 조언은 시행착오를 줄여줄 뿐이다. 결국 실력이라는 것은 몸으로 겪어 본 경험 위에서 만들어진다. 아무리 많은 이야기를 들어도 직접 해보기 전까지는 진짜 내 것이 되지 않는다.
결국 경쟁력을 얻는 가장 빠른 방법은 직접 몸으로 부딪히는 것이다. 요식업을 배우고 싶다면 쪽팔려 하지 말고 식당에 취직해라. 그리고 일을 시작해라. 목적의식을 분명히 하고 그 업장에서 배울 수 있는 모든 것을 기록해라. 말은 흩어진다. 그러나 기록은 남는다. 내가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도 결국 여기에 있다. 기록은 생각을 붙잡아 두는 도구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불완전하다. 이것은 명제다. 나도 그렇고 당신도 그렇다. 그래서 나는 내가 경험한 분야에서만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모르는 분야에서는 나 역시 배우는 사람이다. 그래서 항상 이 태도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겸손하게 배우는 태도 말이다. 인간은 죽는 순간까지 완전해질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다. 배우고 경험하는 것이다. 그리고 목표한 기일을 정해 놓고 그 기일에 도전하는 것이다.
결과는 둘 중 하나다. 성공이거나 실패다. 그러나 둘 모두 경험이다. 그리고 경험은 결국 다시 실력이 된다.
잃는 것이 있으면 얻는 것도 있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장사는 결국 실력이다.
그 실력은 책 몇 권 읽는다고 생기지 않는다. 누군가의 강의를 듣는다고 만들어지지도 않는다. 직접 겪어 보고, 실패해 보고, 다시 해보는 과정 속에서 만들어진다. 그래서 질문하고, 배우고, 기록하고, 몸으로 부딪혀야 한다. 그 과정을 견딘 사람만이 결국 경쟁력을 갖게 된다.
장사는 전쟁터다. 그리고 전쟁터에 들어가기 전에 반드시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나는 지금, 그 전쟁을 치를 준비가 되어 있는가."
그리고 그 준비는 생각이 아니라 행동으로 증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