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가 아니라 사람이 매출을 만든다
장사를 시작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목적은 결국 돈을 버는 일이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는 그의 책에서 돈을 버는 구조를 몇 가지로 나누어 설명한다. 근로소득, 사업소득, 투자소득이다. 이 세 가지를 놓고 볼 때, 큰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대부분은 사업소득과 투자소득을 이야기한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지금 이 두 가지를 모두 실천하고 있다.
여기서 내가 주목하는 건 결국 인풋과 아웃풋의 관계다. 근로소득은 최저임금이라는 기준이 있고, 개인의 경력과 능력에 따라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다만 결국 일정한 시간을 반드시 투입해야만 그 대가인 임금이 지급된다. 나의 능력과 시간이라는 인풋을 넣고, 돈이라는 아웃풋이 나오는 구조다. 흔히 말하는 9 to 6의 직장인들이 이런 형태에 가깝다.
물론 장사나 사업도 시간을 들여야 하는 일이다. 아니, 어쩌면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넣어야 하는 일에 가깝다. 그렇다고 들인 시간만큼 반드시 더 많은 돈을 번다는 보장도 없다. 시간 대비로만 따지면 직장인보다 못한 순간도 얼마든지 있다.
그럼에도 장사와 사업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벌 수 있는 돈의 범위가 다르기 때문이다. 직장인은 정해진 구조 안에서 월급이 오르지만, 장사와 사업은 잘되면 그 크기 자체가 달라진다. 물론 그만큼 잃을 위험도 함께 감수해야 한다.
요즘은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으로 블루칼라와 화이트칼라의 소득 차이도 예전 같지 않다. 사회초년생 직장인의 9 to 6 근무가 월 280만 원 선이라면, 우리 매장에서 근무하는 홀 직원은 월 360만 원 정도를 받는다. 대신 주 6일, 하루 10시간을 일해야 한다. 쉼보다 당장의 소득이 중요하고, 시간을 온전히 돈으로 바꾸고 싶은 사람에게는 이 역시 충분히 괜찮은 선택일 수 있다.
우리가 하는 일은 사업소득에 가깝다. 장사 역시 사업의 속성을 강하게 띠고 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장사와 사업을 명확하게 구분하라고 하면 애매하다. 굳이 나누자면 많은 사람들은 규모를 이야기할 것이다. 그렇다면 매장 하나를 하면 장사고, 매장 열 개를 하면 사업이 되는 걸까? 바꿔 말해 화장품 한 개를 판매하는 사람은 장사고, 제품 열 개를 판매하면 사업인 걸까? 이렇게 생각해 보면 단지 규모만으로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그래서 나는 구조와 시스템이 있는지를 본다. 매장 하나를 운영하더라도 그 안에 구조가 있고, 시스템이 있다면 그것은 이미 사업이다. 사업은 사람의 감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돌아가야 한다. 맥도날드의 기업 스토리를 보면 정말 배울 점이 많다. 바쁜 직장인들을 위해 햄버거를 빠른 시간 안에 조리하고, 손님에게 빠르게 전달하는 시스템을 고안했다. 스타벅스는 어느 매장에서 마셔도 비슷한 맛을 유지하기 위해 강배전 원두를 사용한다. 물론 건강의 측면만 놓고 보면 아쉬운 지점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또한 시스템이다. 맛의 균일함을 확보하기 위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말이 나온 김에 하나만 더 꼽자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스타벅스는 커피를 주문하지 않아도 매장에서 자리를 차지하고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분위기를 사실상 허용했다. 나는 이것 또한 대단한 구조 설계였다고 본다. 소비가 있든 없든 일단 사람을 머물게 만드는 방식이었다. 공간에 사람이 쌓이면 그 공간은 자연스럽게 힘을 갖는다. 물론 어느 정도 인지도가 쌓인 뒤에는 그런 정책이 축소되거나 폐지되었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다음에는 작은 파편 몇 개로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 법이다. 나는 그 생리를 말하고 싶었다.
삼성이나 엘지 같은 대기업의 가전제품을 구매했는데, 얼마 못 가 고장이 났다고 해보자. AS를 요청했는데 직원의 태도나 서비스가 엉망이었다. 당신은 화가 나서 악플을 달고, 항의를 하고, 불만을 터뜨릴 수 있다. 하지만 그 기업 자체가 휘청거리지는 않는다. 왜 그럴까. 이미 규모가 만들어낸 힘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규모에는 경제학이 붙고, 규모가 생기면 힘이 생긴다. 이건 냉정하지만 현실이다.
그런데 그 규모와 시스템도 결국 사람 위에 세워진다. 사람이 모여야 규모가 되고, 사람이 남아야 시스템도 오래 간다. 그래서 장사와 사업을 하려면 결국 인간을 이해해야 한다. 사람은 인정받고 싶어 하고, 우월감을 느끼고 싶어 하고, 자기만은 특별하다고 믿고 싶어 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이 인간의 본성을 꿰뚫으면 장사나 사업에서 훨씬 더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
아직 여기까지 도달하지 못한 사람들은 이게 무슨 뜬구름 잡는 소리냐며 반박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만난 수많은 성공한 사람들은 이 논리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다. 다만 모르는 척할 뿐, 쉽게 말해주지 않았다. 나 역시 지금 이 지면을 통해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과연 얼마나 많은 이들이 이걸 자기 것으로 받아들일지는 모르겠다.
아마 한 명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괜찮다.
그 한 명이 당신이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장사든 사업이든,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제일 먼저 해야 하는 1원칙이 있다. 바로 사람을 모으는 일이다. 이게 제일 중요하다. 음식 장사를 하려면 음식이 있어야 하고, 그 음식을 판매할 장소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것들조차 결국 사람을 모으기 위한 수단이다. 내가 이 원칙을 말하면 보통 센스가 있는 사람들은 마케팅을 떠올린다. 맞다. 매우 중요하다. 다만 마케팅 역시 여러 요소 중 하나일 뿐이다. 하지만 아주 중요한 요소인 건 분명하다.
가만히 같이 생각해 보자. 당신이 무언가를 팔려고 한다. 팔면 돈을 번다. 그런데 그 파는 대상은 누구인가. 그래, 사람이다. 사람에게 팔아야 한다. 그래서 사람을 모아야 한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무언가를 제공해야 한다. 장소일 수도 있고, 경험일 수도 있고, 분위기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현금 같은 직접적인 이익일 수도 있다. 심지어 잘생김이나 예쁨조차도 사람을 모으는 자산이 되기도 한다.
방식은 달라도 본질은 같다. 사람을 모으면 그다음은 수월해진다. 어떻게든 사람을 모으는 수단을 연구하고 고민하는 순간, 사업은 고통만 있는 일이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놀이터가 된다.
사업뿐이겠나. 연예인의 몸값도 결국 인지도에서 나온다. 천만 영화의 배우가 몸값이 올라가는 이유는 천만 명이라는 사람이 그 사람을 알아보기 때문이다. 백종원 이야기를 넌지시 하나만 던져보자면, 그가 처음 장사를 하던 시절 아주 큰 매체는 아니지만 제법 파급력 있는 미디어에 노출된 적이 있었다고 한다. 작은 미디어였지만 그 가능성을 읽었고, 그때부터 미디어에 집중했다. 자신을 브랜딩해서 지금의 위치에 오른 것이다. 그런데 브랜딩도 결국은 사람이 나를 알아보게 만드는 작업이다. 다시 말해, 사람을 모으는 일이다.
이와 관련된 이야기는 수없이 많다. 사실 하나의 본질은 세상의 어느 곳에서나 통용된다. 물론 용어는 다르고, 산업마다 방식에도 약간의 차이는 있다. 하지만 그것들을 하나씩 걷어내고 나면 결국 남는 건 비슷하다. 내 음식이, 내 매장이, 내 브랜드가 사람들을 얼마나 모을 수 있는지에 따라 성공의 크기가 달라진다. 그래서 나는 이 본질 앞에서 스스로를 점검하고 결정했으면 좋겠다.
만약 요리는 맛있는데 시스템 구축이 어렵다면, 프랜차이즈를 통해 장사 시스템을 먼저 경험해 보고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도 늦지 않다. 반대로 시스템 감각은 있는데 요리의 기본이 부족하다면, 현장에서 기본기를 익히고 나만의 방식으로 브랜딩을 해도 된다. 어느 쪽이든 결국 사람을 모을 수 있는 구조로 가야 한다.
결국 시선이 어디에 머물러 있는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이것이야말로 경험이 돈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우리는 8개월 전 싱가포르에 매장을 오픈했다. 많은 사람들은 내가 만들었다고 말하며 치켜세워준다. 애써 부정하지는 않지만, 사실은 다르다. 나 역시 그 안에서 하나의 역할을 했을 뿐이다. 곱씹어 보면 정말 기적 같은 일이다. 싱가포르에 오픈할 수 있었던 스토리를 대략 들려주면 이렇다.
종로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로저가 싱가포르에서 유학생활을 하던 중 중국인 아내 키미를 만나 결혼을 한다. 키미는 공항에서 메밀국수를 먹어보고 맛있다고 느꼈고, 싱가포르에 돌아가 메밀국수를 검색해 보니 싱가포르의 컬리라 불리는 레드마켓에 미진 메밀이 입점되어 있었다. 그렇게 구매해서 먹어봤고, 그때 로저가 “나 이 매장 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후 둘이 함께 한국 매장에 직접 와서도 먹어봤고, 이 브랜드를 싱가포르로 가져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는 큰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사실 이 일도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게 아니다. 아주 작은 씨앗이 몇 년 동안 땅속에 묻혀 있다가 어느 순간 싹을 틔운 것이다. 일이 이렇게 흘러갈 줄 누가 알았겠나. 나 역시 그 시간 동안 수많은 매장의 오픈을 직간접적으로 도우며 쌓은 역량이 있었기에 싱가포르 매장을 오픈할 수 있었다. 모든 것이 맞아떨어져 결과가 좋게 나온 셈이다. 로저의 마케팅 파트너 벤, 그의 친구 변호사 케니, 싱가포르 인맥 왕 게이브 등 그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https://youtu.be/T9VzUEINZ04?si=nOXWU5PWoLgHlohL
어떤 일을 혼자 해낸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세계적인 보디빌더이자 영화배우였고, 미국의 주지사까지 지낸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대학 졸업식에서 이런 말을 했다.
“자수성가는 없다.”
이 말은 단순히 겸손의 표현이 아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맞는 말이다. 아무리 혼자 해낸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실은 수많은 타인의 도움 위에 서 있다. 나를 낳아준 부모가 있었고, 나를 가르친 선생이 있었고, 내게 기회를 준 사장과 고객이 있었고, 나를 믿어준 동료와 친구가 있었다. 내가 돈을 벌었다고 해서 오직 내 능력만으로 벌었다고 말할 수 없는 이유다.
길을 닦아놓은 사람도 있었고, 기회를 연결한 사람도 있었고, 내가 무너질 때 붙잡아 준 사람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장사를 하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이라면 ‘나는 혼자 해낼 거야’라는 생각보다 ‘나는 누구와 함께 갈 것인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혼자 버티는 힘보다, 사람과 연결되는 힘이 더 멀리 간다.
생각해 보면 나 역시 그랬다. 장사에 망하고 힘들어했을 때 누나의 도움이 없었다면, 매형의 지지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심지어 헤어진 여자친구는 마흔이 넘는 나이에 집이 없다고 나를 떠났지만, 역설적으로 그 현실 덕분에 나는 더 이를 악물고 살아냈고, 더 많은 것들을 얻었다. 아프지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때로는 상처가 사람을 무너뜨리는 게 아니라, 끝내 다른 사람으로 바꾸기도 한다.
구독자여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장사의 신 은현장의 영상이 자주 알람에 뜬다. 모두 챙겨보지는 않지만, 그 영상 속에서 유독 눈에 들어오는 장면이 있다. 직원들이나 매장에 가서 돈을 나눠 주거나, 먹은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결제하는 모습이다. 처음엔 ‘뭐야, 돈 많다고 자랑하는 건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 아, 저 사람도 사람을 모으고 있구나. 나는 그렇게 본다.
세상에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세 가지 비밀이 있다고 한다. 첫째는 무력이고, 둘째는 황금이고, 셋째는 인이다. 사람은 무력으로 굴복시킬 수 있다. 죽인다고 협박하면 살려달라며 시키는 건 무엇이든 하겠다고 말할 수도 있다. 둘째는 돈이다. 자본주의에서 돈은 절대적인 위력을 가진다. 돈 때문에 사람을 죽이기까지 하지 않는가. 마지막 셋째는 마음이다. 중국의 대상인 여불위는 사람의 마음을 얻는 자는 나라를 세울 수도 있다고 했다.
그만큼 어려운 일이라는 뜻이다. 당신의 마음을 사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때리면 언젠가 반발심이 생긴다. 돈을 주면 더 많은 돈을 주는 사람에게 떠날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사람 마음은 어렵다. 그럼에도 자본주의에서 돈만큼 강력한 수단도 드물다. 은현장에게 돈은 이제 생존의 수단이 아니라 관계를 만들고 사람을 곁에 두는 수단처럼 보인다. 이미 먹고사는 문제를 어느 정도 넘어선 사람은, 그다음부터 돈을 통해 사람을 모으는 법을 배운다. 많은 부자들이 이 방법을 터득하고 실행한다.
그리고 이 방법은 돈이 많든 적든 실천할 수 있다. 가진 것을 조금 더 나누면 된다. 물론 그 단순한 걸 실천하는 사람이 드물기 때문에 성공하는 사람이 드문 건지도 모르겠다. 우리 종로 본점에는 직원들의 1년 퇴사율이 1% 미만이다. 업주가 나가라고 말하지도 않을 뿐더러, 본인들 스스로 나갈 생각도 잘 하지 않는다. 이유는 단순하다. 일정 매출을 달성하면 직원들에게 성과급이 나가기 때문이다. 제법 쏠쏠하다. 평사원 기준으로도 400만 원씩 가져간다.
일이 조금 고될 수는 있다. 하지만 일이라는 건 하다 보면 익숙해진다. 다만 사람은 돈 몇 푼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인정받고 싶은 마음도 있고, 존중받고 싶은 마음도 있고, 여기서 버티면 나에게도 좋은 미래가 생길 것 같다는 믿음도 필요하다. 사람이 잘 안 모이고, 사람을 부리는 일이 너무 어렵게 느껴진다면, 그 사람들을 내가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부터 먼저 점검하면 좋겠다. 결국 사람은 조건만으로 남지 않는다. 조건과 감정이 함께 맞아야 남는다. 장사도, 사업도, 결국은 사람의 마음 위에 세워지는 일이다.
결국 사람이 모이는 가게는 커지고,
사람이 떠나는 가게는 사라진다.
매주 일요일 6시,
<인문학으로 배우는 요식업>>은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