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수 한 입.
무척이나 더웠던 어린 날의 여름이었다.
햇볕은 아스팔트를 지글지글 달구고,
사람들의 어깨 사이로 후덥지근한 공기가 밀려들었다.
시장은 거대한 파도 같았다.
흘러가는 사람들,
부딪히는 어깨,
여기저기서 튀는 말들.
생선 비린내, 튀김 기름 냄새,
고무 대야 안 수박이 깨지는 소리.
나는 온몸으로 여름을 맡고 있었다.
그 속에서 엄마의 손을 꼭 잡고 걷고 있었다.
손바닥은 땀으로 미끄러졌지만,
혹시라도 놓칠까 봐 더 꽉, 꼭 잡았다.
내 작은 손엔 엄마의 굳은살이 느껴졌고,
그 손은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울타리였다.
시장 골목 끝에서
윙— 하고 얼음 갈리는 소리가 들렸다.
낯익은 그 소리에
나는 본능처럼 고개를 돌렸다.
기계 안으로 네모난 얼음덩이를 넣고
아저씨가 손잡이를 돌리자,
하얀 얼음 가루가 사각사각 떨어져
유리 그릇 위에 쌓여갔다.
엄마가 웃으며 말했다.
"잠깐 쉬었다 가자."
나는 시럽통 앞에서 한참을 망설였다.
연두색 멜론, 파란 소다, 노란 파인애플...
결국 익숙하고 선명한 빨간 딸기 시럽을 골랐다.
그 위에 하얀 연유 한 줄이 따라 흐르고,
일회용 숟가락으로 꾹꾹 눌러 담아
한 입 크게 떠서 입에 넣는 순간,
얼음의 서늘함과 달콤한 시럽이
온몸을 식혀주던 그 느낌.
입천장은 아렸고,
작은 이마 위로 식은땀이 스르르 흘러내렸다.
그때의 바람, 그 빙수의 맛,
그리고 무엇보다도
엄마 손의 따뜻함이
문득, 그리운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