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베이스 선택권
주자나 타자의 아웃은 베이스를 터치하고 있지 않을 때 일어나는데, 그들에게 베이스의 선택권이 있다면 태그 아웃을 통해서 아웃을 시켜야 하지만, 베이스의 선택권이 없다면, 그들이 가야하는 베이스에 그들보다 공이 먼저 보내는, 태그할 필요 없는 포스 아웃을 시킬 수 있다.
라고 지난 편에서 말하며, "전세이론"을 통해 주자의 베이스의 선택권에 대해 설명하기로 했었다. 4화에서 간략히 언급한 바 있었던, <아웃의 종류 4가지> 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만 이해해도, 당장에 야구를 관전함에 있어서 규칙이 어느정도 보일 것이라고 감히 추측해 본다.
(물론 소소하고 작은 설명하지 못했던 규칙들이 있지만, 12편, 13편 등 에서 하나씩 설명을 이어나가 보겠다)
태그 아웃을 하려면 말 그대로, 주자나 타자가 베이스를 터치하기 전에 수비측에서 그들을 먼저 태그해야 한다. 타자나 주자가 태그를 피하려고 애를 쓴다던지, 위협적으로 돌진해 들어온다던지, 태그하기 어렵게 하도록 공격적인 슬라이딩을 시도한다던지 하는 전략적인 허슬 플레이가 포함된 선수들 간 신체접촉을 피할 수가 없다. 그렇기에, 자연스레 부상의 위험이 높은 플레이가 많이 연출이 되며, 많은 선수들이 태그 아웃이 연출되는 플레이에서 치명적인 부상을 당해 은퇴까지 하는 선수들도 많다.
결국 태그 아웃은, 포스 아웃을 시킬 조건이 맞지 않아서 취하는 반갑지 않은 어쩔 수 없는 플레이인 셈이다. 포스 아웃의 선택권(공격측 입장에서는 베이스의 선택권이 없다면)이 있다면, 수비측 선수들은 당연히 포스 아웃을 우선적으로 선택한다. 달려오는 주자나 타자를 향해 마중을 나가서 궂이 몸을 터치하여 태그 아웃을 시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또한, 슬라이딩 하는 주자를 태그하려면 허리를 숙여 바닥까지 손을 내려야 하는데, 베이스를 밟기만 하는 포스 아웃에 비해 후속되는 연결동작이 불리하여 연계플레이가 늦어진다는 것도 부상방지의 이유와는 무관하게, 포스아웃을 "일반적으로" 먼저 선택하게 하는 전략적 이유이기도 하다.
그럼 베이스의 선택권의 소유에 대한 판단방법과, 주자가 가야할 베이스의 선택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
"전세이론"을 통해 설명해 보도록 하겠다.
심판 : 엄마
타자 : 고3 수험생 자식(둘째 아들)
주자 : 다 큰 자식(첫째 아들)
공을 가진 수비수 : 태그를 통해 베이스를 터치하고 있지 않는 타자나 주자의 전세금을 약탈할 수 있는 일진
타자는 고3 수험생 자식인데, 수능을 치러 타석에 들어왔다. 삼진 아웃이나 플라이 아웃을 당하지 않고,
1루로 진학하게 되면 이를 기특하게 바라본 엄마는 1루 자취방에 전세금을 보내준다.
자취방에서 살게 된 타자는 더이상 어린아이가 아닌 다 큰 자식인 주자가 된다. 다 큰 자식은 자기 행동에 자기가 책임을 지는 사람이므로, 함부로 베이스를 떠나 리드폭을 너무 넓게 늘리다가, 베이스로 돌아가기 전에 투수가 던진 견제구를 잡은 1루수에게 태그를 당하면, 1루 베이스 집주인인 1루수는 전세금을 꿀꺽하게 되고, 태그 아웃으로 기록하며 아웃카운트를 하나 늘린다.
한 번의 공격에 3개의 아웃카운트 밖에 없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큰 타격이며, 이는 주자의 성적에 반영함으로써 책임을 진다. 만약 2아웃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라서 공수교대를 해야하는 상황이라면, 그 순간에 타석에 서 있던 타자의 성적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며, 다음회 공격 역시, 그 타자부터 시작하게 된다.
먼저, 타자인 고3 수험생 자식은 베이스 선택권이 없다. 홈 플레이트는 머무를 수 있는 집이 아니라 점수를 내는 곳이기 때문에 무조건 1루로 달려야 한다. 그래서, 수비측에서 공을 잡아 타자보다 1루 베이스를 먼저 터치하면 타자를 태그하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아웃이 된다.
이처럼 베이스 선택권이 없는 타자나 주자를 그들이 가야 할 베이스로 공을 보내 그들보다 먼저 베이스를 터치하여 아웃시키는 행위를 포스 아웃이라고 한다. 물론, 투수가 공을 잡았는데, 바로 눈 앞에 타자가 있는 경우 타자를 태그하여 태그 아웃을 할 수도 있다. 즉, 베이스의 선택권이 없는 타자나 주자라 할 지라도 태그 아웃을 할 수 있지만, 포스 아웃도 할 수 있다라는 의미가 된다.
그러나, 선수 상호간 매너차원에서 웬만하면 1루수에게 공을 던져 포스 아웃을 하도록 하는 것이 불문율이라고 한다.
다행히도 첫째 아들이 1루에서 Safe되어 주자가 되었다. 그리고, 둘째 고3 아들이 수능을 보러 타석에 들어서서 투수가 던진 공을 쳤다.
다행히도 그 공이 플라이 아웃을 당하지 않고, 땅에 닿았다.
심판인 엄마는 얼른 1루수에게 1루 전세금을 받아 2루로 뛰고있는 첫째 아들에게 2루 전세금 하라고 돈을 바로 준다. 왜냐면, 첫째 아들은 다 큰 아들이니까.
1루는 전세금을 빼줬으니, 빈집이 되고, 타자가 Safe를 통한 전세권 확보를 위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다.
2루에 공보다 먼저 도착한 첫째 아들은 얼른 2루 베이스와 전세계약을 맺는다.
기특하게도 1루에서 아웃되지 않은 둘째 아들은 1루 베이스 전세권을 확보한 주자가 되고, 심판은 1루에 전세금을 지급한다.
그렇게 주자 1,2루 상황이 만들어 진다.
첫째 아들인 주자가 1루에 있을 때, 둘째 아들인 타자가 친 공이 땅에 닿게 되면, 타자는 반드시 1루에서 Safe가 되어서 주자가 되기 위해 전력질주 해야하고, 1루 주자였던 첫째 아들은 자기가 살던 1루 베이스를 둘째 아들인 타자에게 비워줘야 하니, 2루로 무조건 달려야 한다.
이 경우, 타자는 원래 베이스 선택권이 없지만, 1루 주자 역시 베이스 선택권이 없다. 1루 베이스로부터 전세금을 받아서 전세권이 없는데 다가, 타자인 둘째 아들이 1루에서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수비수들이 2루로 공을 던지고, 공을 잡은 수비수(2루수 또는 유격수)가 2루 베이스를 첫째 아들인 주자보다 먼저 터치했다면, 일진으로써 첫째 아들의 전세금을 태그없이 약탈하고 포스 아웃 처리를 할 수가 있다. 왜냐하면 주자는 베이스의 선택권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로 1루로 던져 공을 잡은 수비수가 둘째 아들인 타자보다 먼저 1루 베이스를 터치하게 되면 또 포스 아웃이 된다. 이런 경우를 "병살타"라고 한다.
그런데, 수비수들이 공을 잡은 위치에서 여력이 되지 않아, 1루로 달려가는 둘째 아들인 타자를 첫째 아들인 주자보다 먼저 아웃을 시킨 경우, 전세금을 쥐고 있는 다 큰 첫째 아들인 주자는 베이스 선택권이 생긴다. 수비수들이 2루로 공을 던지면 주자는 1루로 돌아가서 전세권을 확보할 것이고, 1루로 던진다면 2루로 달려가 2루 베이스와 전세계약을 맺을 것이다. 그래서, 이런 경우에는 수비수들이 주자를 가운데로 몰아 태그 아웃을 시키고 전세금을 뺏아 아웃카운트를 늘리는 방법 밖에 없다. 날랜 첫째 아들이 이를 뚫고 어느 베이스던 태그를 당하기 전에 먼저 터치하는 경우도 간혹 있다.
불행히도 둘째 아들이 친 공을 수비수가 땅에 닿기 전에 바로 잡아서 플라이 아웃이 되었다.
공이 땅에 닿지 않았기 때문에, 첫째 아들인 주자의 전세금은 여전히 1루 베이스에 있는데 주자는 아웃이 될 줄 모르고 2루로 달리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둘째 아들의 아웃소식이 들려왔고, 첫째 아들은 1루 베이스 전세금을 심판으로부터 받지 못하게 되었다. 주자는 아직 전세권이 있는 1루 베이스로 공보다 먼저 얼른 돌아가야 한다. 공이 주자인 첫째 아들보다 1루 베이스에 먼저 도착하게 되면, 자연스레 공을 가진 수비수 일진이 전세권을 꿀꺽하여 포스 아웃처리가 되고, 이를 한 번의 수비로 2개의 아웃을 잡았다고 해서 "더블아웃"이라고 한다.
만약 첫째 아들이, 못미더운 둘째 아들이 플라이 아웃을 당할 것을 예측하고 플라이 아웃이 선언되기 전 까지 1루 베이스를 터치 한 채 2루로 뛰지 않고 있었거나(이를 태그-업이라 부른다), 2루로 가던 걸음을 멈추고 공보다 먼저 1루로 돌아와 1루 베이스를 터치하여 전세권을 지키게 되면, 비로소 첫째 아들에게는 2루로 뛸지 1루에 남아있을지를 선택할 수 있는 베이스 선택권이 주어지게 된다.
주로 외야 멀리로 큰 플라이 아웃을 쳐서, 거리적 여유가 있을 때, 주자들이 선택하는 플레이이다.
위 그림과 같이 주자가 2루나 3루에만 있는 경우, 타자가 달려가야할 1루는 원래 비어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2루주자와 3루주자 모두 베이스 선택권이 있다. 그래서, 이들을 아웃시키기 위해서는 태그 아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따라서, 1루수는 포스 아웃이 대부분이고, 3루수는 태그 아웃이 대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