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래꽃]그저 바라보고 싶었소

8화. 시선이 머문 밤

by 주미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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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상수의 집


낡은 채 다져진 목수대 위에서, 하화는 작은 바늘을 정교하게 이끌며 수를 놓았다.
목수대는 오랜 세월을 견뎌온 흔적이 역력했고, 그 위에 얹힌 천은 하화의 손끝에서 아름다움으로 피어나고 있었다.
그녀의 손은 마치 춤을 추듯 유려하게 움직였고, 바늘은 부드럽게 천을 뚫고 지나가며 실을 엮어냈다.


그 순간, 문득 하화의 머릿속에 얼마 전 아버지께서 진지하게 본인을 불렀던 장면이 떠올랐다.
그날도 지금처럼 작업실은 고요했고, 창밖으로는 은은한 달빛이 비쳐 들어왔다.


상수는 조용히 방 안으로 들어서며 부드럽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을 건넸다.


"하화야, 이번에 황실에서 아주 중요한 명을 내리셨단다. 다름이 아니라, 황제 폐하께서 혼례를 앞두고 계신데, 내가 그 혼례복을 맡게 되었구나. 그런데 말이다, 이 혼례복에 들어갈 수를 네가 해보았으면 하는데... 네 생각은 어떠하느냐."


하화는 놀라움에 잠시 손을 멈추고, 커다란 눈으로 상수를 올려다보았다.


“제가요...? 그렇게 중요한 옷을 제가 맡아도 괜찮을까요, 아버지? 저는... 아직 배워야 할 것도 많고, 행여 폐를 끼칠까 걱정이 됩니다...”


상수는 고개를 저으며 그녀의 손을 다정히 잡았다.


“아니다. 너의 수는 누구보다도 내가 잘 알고 있지않니. 네가 스스로를 부족하다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난 확신하고 있단다. 이번 일이야말로 네가 가진 그 재능을 세상에 알릴 가장 좋은 기회이니, 나를 믿고 네 모든 열정을 쏟아부어보거라.”


하화는 잠시 망설였지만, 곧 아비의 진심 어린 눈빛과 믿음이 담긴 말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그녀는 굳게 마음을 다잡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소녀를 그리도 믿어주시니 감사할뿐입니다, 아버님. 아버님의 깊은 믿음에 누가 되지 않도록 정성을 다하여 수를 놓겠습니다.”


“고맙구나. 네가 이 중한 일을 능히 해낼 것을 이 아비는 믿는다.”


그의 따뜻한 미소와 격려가 그녀의 가슴속 깊이 새겨졌고, 그 기억을 되새기며 하화의 얼굴에는 다시금 진지하면서도 잔잔한 미소가 떠올랐다.


그녀는 다시 바늘을 들어 손을 움직이고, 그녀의 집중한 눈빛과 색색의 실들은 놀라운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바늘의 움직임을 따랐다.

바늘이 천을 뚫을 때마다 작은 한 땀들이 마치 생명력을 지닌 듯 살아 움직였다.

손끝에서 피어나는 자수는 단순한 무늬를 넘어 마치 이야기를 품은 듯 은은하게 반짝이고, 목수대 아래에는 다양한 색의 실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으며, 하화는 필요한 색을 자연스럽게 골라내 작업을 이어갔다.


그 얇고 작은 손에서 피어나는 수는 점점 그 모습을 완성해가고, 그 안에는 상수가 바래왔듯 그녀의 정성과 열정이 깃들어졌다.


고요한 작업실 안, 들리는 것은 오직 실이 바늘을 따라 천을 스치는 소리뿐이었다.

그리곤 어느새 상수가 그녀의 작업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하화야, 네 손끝에서 피어난 수가 그 어느 때보다도 아름답구나.”


고요한 숲에서 속삭이듯 부드럽게 울리는 아버지의 목소리에 하화는 순간 놀라 바늘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평소 근엄하던 아버지의 따스한 미소에 하화는 수줍은 듯 살짝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


“아버님께서 이리 과찬을 하시니 소녀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집니다. 이러시면 밤을 새워서라도 수를 놓아야 하니까요~”


하화의 살짝 농 섞인 말에 상수는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진심 어린 눈빛으로 딸아이를 바라보았다.


“허허, 내 딸아. 너는 아직 네가 가진 재능이 얼마나 귀한지 모르는구나. 이 세상에 너와 같은 솜씨를 가진 이는 흔치 않을 것이다.”


아버지의 믿음 어린 말에 하화는 다시금 얼굴이 붉어지며 조심스레 말을 받았다.


“소녀가 지닌 모든 것은 아버님의 덕이고, 언제나 성실과 정성을 가르쳐 주신 덕택이지요.”


상수는 그런 딸의 모습이 그저 흐뭇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를 따스하게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처음 왔을때는 그 어두움이 걷히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걱정했는데... 이제는 많이 걷어진듯 하구나.'


며칠이 흐르는 동안 하화는 계속해서 바늘과 실에만 집중했다.

아침 햇살이 비추는 순간부터 어둑해진 밤까지 그녀는 작은 불빛 하나에 기대어, 매일같이 수를 놓으며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를수록 황제의 혼례복은 점점 그 화려한 자태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황제가 불쑥 월상수를 찾아 그의 집을 방문했다.

상수의 작업실로 향하던 황제는 우연히 살짝 열린 문틈 사이로 새어 나오는 은은한 불빛을 보았다.

그리곤 마치 꿈결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던 나비처럼, 홀린 듯한 발걸음으로 조용히 문틈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곳에선 황금빛 촛불 아래 고개를 숙이고 작업에 몰두한 한 여인의 모습이 신비롭게 빛났다.

그녀의 가녀린 손끝은 푸른 실을 따라 우아한 춤을 추듯 움직였고, 바늘이 천을 오갈 때마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고요한 아름다움이 그 방을 가득 채웠다.


령황제는 어느새 황홀한 눈빛으로 숨죽인 채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 신비로운 광경에 매료된 그는 마치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리듯 멍하니 방안만을 응시하며, 소리 없이 발걸음을 내디뎠다.

그림자처럼 우아하게 방 앞까지 스며든 그의 모습은 달빛 아래 부드럽게 흘러들었다.


그는 문 밖, 조용히 한 걸음 더 다가가며 그림 같은 그녀의 아름다움을 눈에 담았다.


그가 바라본 그녀는 달빛을 머금은 듯 고요하게 빛났으며, 큰 눈동자는 깊고 신비로운 바다처럼 그를 끌어당겼다.

또한 길게 늘어뜨린 머리카락은 은은하게 빛나는 흑단과 같았고, 새벽이슬처럼 맑고 고왔다.

본인이 놓은 그 수를 바라보던 미소가 그의 눈에는 마치 피어나는 꽃처럼 우아하고, 감탄스러웠다.


그는 숨을 죽인 채, 말없이 그녀의 작업을 바라보았다.

하화는 여전히 자신의 일에 깊이 몰두해 있었고, 누군가 다가온 기척조차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

그녀의 고요한 집중과 진심 어린 열정은 보는 이의 마음을 서서히 흔들어놓는 힘이 있었다.


잠시 후, 뒤이어 들어온 상수는 마당 쪽에서 낯익은 복장을 한 황실 시종들의 모습을 스치듯 보았다.

그는 그 순간 무언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급히 걸음을 안으로 옮겼다.

작업실 앞에 다다랐을 때, 그곳에 조용히 서 있는 황제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두 눈이 크게 휘둥그레졌다.


“폐, 폐하...!”


상수는 순간 당황한 기색으로 몸을 낮추며 황제께 예를 갖췄고, 급히 하화에게 황제의 방문을 알리려 다가가려는 찰나 령황제는 조용히 손을 들어 그를 제지했다.

말없이 고개를 저은 황제의 눈빛에는 분명한 뜻이 담겨 있었다.


‘방해하지 말고, 그냥 두게.’


그 시선은 오롯이 그녀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이내 상수는 조심스레 고개를 숙인 채 반 걸음 물러났다.

그러면서도 슬쩍 황제를 올려다본 그는, 황제의 시선이 자수를 놓는 딸아이의 손이 아닌 얼굴에 머물러 있음을 곧장 알아차렸다.

그 눈빛엔 단순한 감탄을 넘어선, 형언하기 어려운 깊은 감정이 서려 있었다.

상수는 순간 숨을 죽인 채 입을 다물었고, 아무 말 없이 조용히 한걸음 더 물러났다.


령황제는 여전히 한 치의 움직임도 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순간, 바람결에 스르륵 흔들리며 방문이 살짝 열렸고, 그때 들려온 작은 소리에 하화가 고개를 들었다.

그 틈 사이로 어스레한 등불빛 아래, 두 남자의 그림자가 길게 어른거렸다.

하화는 순간적으로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손에 쥐고 있던 바늘을 급히 내려놓았다.

그리곤 얼떨결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문 쪽을 바라보며 숨을 삼켰다.

아비와 낯선 사내의 얼굴이 번갈아 눈에 들어오자, 그녀는 고개를 숙였다.


“손님이 오신 줄 미처 알지 못하였습니다... 송구하옵니다, 아버님.”


하화의 두 뺨에는 놀람과 당황함이 번져 있었고, 그녀의 손끝은 여전히 긴장감에 살짝 떨리고 있었다.

그 순간, 상수가 조심스레 앞으로 나서며 작게 말했다.


“하화야, 황제폐하시다. 어서 인사드리거라.”


하화는 그제야 자신 앞에 서 있는 사내가 누구인지 알아차리고, 순간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놀람과 긴장이 뒤섞인 채 급히 몸을 숙이며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아 정중히 인사했다.


“망극하옵니다, 폐하. 소녀 큰 무례를 범하였사옵니다. 부디 용서를...”


황제는 가볍게 웃으며 손을 들어 그녀를 말렸다.


“허허, 괜찮습니다. 내 그대를 방해하고 싶지 않아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을 뿐이니... 헌데.. 이름이...”


"소녀, 월가 하화라 하옵니다."


하화는 여전히 긴장된 표정으로 바닥만을 바라보며 말하였다.


“내가 기척을 내지 않은 것이니 너무 그럴 필요 없습니다. 그저... 그대의 손에서 피어나는 정성들이 너무 아름다워, 말없이 바라보았을 뿐입니다. 상수가 왜 그대에게 수를 놓게 해달라 간청했는지 보다보니 이제야 알겠습니다.”


하화는 황제의 진심 어린 말에 얼굴을 붉히며 조심스럽게 고개를 숙였다.


“망극하옵니다. 어렵게 주신 기회로 알고 있사옵니다. 그 은혜에 보답할 수 있도록... 온 마음을 다할것입니다.”


령황제는 말없이 하화에게로 천천히 다가섰고, 등잔 불빛이 은은히 흔들리며 방 안을 부드럽게 채웠다.

하화의 손끝에서 이어지던 실의 결이 고요한 숨결처럼 흐르고 있는 그때, 령황제는 조심스럽게 그녀 앞에 멈춰 섰다.

잠시 동안 그는 그녀를 바라보다, 망설이듯 멈칫했던 손을 다시금 뻗었다.

그의 손끝이 천천히 다가가, 그녀 손에 들린 천 가장자리에 살짝 닿았다.

그리고는, 말없이 그녀의 손등 위에 조심스레 본인의 손을 얹었다.

마치 ‘괜찮다’는 말을 대신해주는 듯, 조용히 그녀에게 전해지는 격려 같았다.


하화는 그 따스한 감촉에 놀람과 긴장이 한순간 일렁였지만, 이내 황제의 깊은 눈동자가 시야에 들어왔다.

령황제는 조용히 그녀의 손등 위에 얹은 손을 천 위로 옮기더니, 그녀의 손과 함께 하화가 손끝으로 매만지던 수를 살짝 들어 올렸다.

마치 아주 귀한 물건을 대하듯 조심스레 본인의 쪽으로 가져오며, 한올 한올 자수의 결을 들여다보았다.

그 모습은 여느 황제의 위엄과는 다른, 지극히 인간적인 경외감으로 가득 찼다.


그 장면을 지켜보던 상수는 문가에서 살짝 숨을 들이켰다.

하화에게 예복 자수를 맡기겠다고 허락해준 것만으로도 큰 은혜라 여겼건만, 황제께서 이토록 부드럽고 조심스레 딸아이를 대하는 모습은 상수의 예상 밖이었다.


늘 위엄과 절제 속에 계시던 분이, 지금 이 순간만큼은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가 황태자 시절부터 곁에서 수없이 마주했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그의 눈동자는 마치 깊은 생각에 잠긴 듯 고요하고 깊었고, 그 따스한 시선이 하화를 향하자 상수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낯선 감정의 물결을 느꼈다.

그토록 오랜 시간을 곁에서 보필해 왔건만, 이처럼 사람다운 온기를 머금은 황제의 얼굴은 처음이었다.


상수는 잠시 말을 잃고, 믿기지 않는 마음에 조용히 두 손을 모은 채 고개를 숙였다.

령황제는 그제야 부드러운 음성으로 말을 이었다.


“이 것은... 참으로 정교하고 섬세합니다. 그대의 마음이.. 이 작은 결마다 조용히 스며 있는 듯합니다. 다 완성되었을 때... 얼마나 눈부신 옷이 탄생할지, 감히 상상도 어렵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낮았고, 방 안에 흐르는 공기처럼 부드러웠다.

하화는 잠시 떨리는 시선으로 황제를 올려다보았다.

그의 눈동자엔 따스함이, 그리고 조심스럽지만 분명한 감탄이 담겨 있었다.

마치 그 순간만은 시간도, 거리도 잠시 멈춘 듯 조용히 서로를 바라보았다.


하화는 살짝 고개를 숙이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폐하, 말씀을 편히 하소서. 소녀 같은 이가 감히 폐하의 높으신 말씀을 곧이곧대로 받들기엔 너무 송구하옵니다."


황제는 그 말에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음... 그럼... 그대가 편해질 수 있도록, 나도 편히 말해보도록 하지요."


하지만 말과는 다르게 그의 말투는 여전히 높고 온화했으며 조심스럽지만 부드러운 배려가 서려 있었다.

문득 하화는 여전히 자신의 손이 황제의 손에 감싸져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는 깜짝 놀라 손을 빼며 한 걸음 물러섰다.

령황제는 그런 그녀의 반응을 무겁지 않게 받아들이며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에겐 수 그 자체를 넘어, 월하화라는 사람에 대한 조심스러운 호기심이 스며 들었다.

문득, 그녀가 어떤 이인지 알고 싶다는 생각이 잔잔히 마음속에 피어올랐다.


“참으로 인상적입니다. 상수를 오랜 세월 지켜보았지만, 여식이 있다는 이야기를 내가 너무 늦게 알았지뭡니까. 그대의 품성과 솜씨를 보니, 상수의 재능을 태어나면서 그대로 물려받은 듯 한데...”


하화는 머뭇거리며 입술을 달싹였지만, 쉽게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는 자신이 미래에서 온 사람이라는 것을 말할 수 없었고,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노비로 살았으며, 우연히 지금의 아비의 눈에 들어 양녀로 들여졌다는 사실을...


당황한 그녀는 조심스레 시선을 내리깔았고, 가슴 한켠이 조여오는 듯했다.

이 모든 것을 밝힐 수 없는 지금, 그녀에게 남은 선택은 침묵뿐이었다.


“저... 저는..."


그 순간, 상수가 나서서 황제에게 예를 갖추며 말했다.


“폐하,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하화는 제 친딸이 아니옵고 몇 해 전 들인 양녀이옵니다. 송구하게도 이 아이는 과거의 기억이 거의 없는 상태로 저를 만났습니다. 다만, 재능만큼은 가히 천부적이라 제가 양녀로 거두어 가르치고 있사옵니다.”


령황제는 상수의 말을 듣고 순간 미묘하게 눈썹을 꿈틀거렸고, 이내 상황을 빠르게 파악했다.

그리곤 방금 전 자신의 질문이 그녀에게 있어 무례했음을 깨달았다.


그의 시선이 조심스레 하화를 향했다.

그녀는 조용히 고개를 숙인 채 손끝을 불안하게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령황제는 한걸음 멀어진 그녀에게 다시 한걸음 다가서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괜한 물음을 주어 혹여 상처가 되었다면 미안합니다. 너무도 아름다워... 나도 모르게... 이런 수를 놓는 그대가 어떤 사람인지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물어본것이니... 이해해주시오.”


하화는 령황제의 사려 깊은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곤 다시 한번 고개 숙여 감사의 뜻을 표했다.


"황은이 망극하옵니다, 폐하."


그때, 황제의 뒤를 조용히 지키던 방내관이 눈치를 보며 다가와 조심스럽게 말했다.


"폐하, 밤이 이미 많이 깊어졌습니다. 이만 궁으로 돌아가시지요."


령황제는 잠시 하화를 바라보다, 이내 방내관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벌써 그리되었는가... 오늘 상수와 대화를 하고자 왔는데, 더 큰 것을 얻어가는 듯하군."


그는 발걸음을 돌리기 전, 마지막으로 하화를 향해 부드러운 시선을 주며 말했다.


"그대의 노력이 헛되지 않기를 바라겠습니다. 그 재능이 상수의 뒤를 이어 이 나라의 빛이 되기를..."


그렇게 령황제는 발걸음을 돌렸고, 상수와 하화는 조용히 마당 끝까지 나와 그를 배웅했다.

밤하늘에는 둥근 달이 걸려 있었고, 그 아래 그들의 그림자는 조용히 바닥에 드리워져 있었다.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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