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New America Party’ 창당

결국 그는 트럼프와 적이 되는가

2025년 7월 5일, 세계적인 혁신가이자 기업가인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SNS 플랫폼 X(구 트위터)를 통해 미국 내 ‘아메리칸당(America Party)’ 창당을 공식 발표했다. 머스크는 기존의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 체제를 ‘낭비와 부패로 점철된 일당 체제’라고 규정하며, “새로운 정당이 미국민들에게 진정한 자유와 선택권을 되돌려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선언은 단순한 정치적 메시지를 넘어, 미국 정치 지형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1. 미국 양당 체제에 대한 도전과 새로운 정치 실험

미국은 오랜 기간 동안 민주당과 공화당이라는 두 거대 정당이 정치권력을 독점해 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심화된 진영 간 대립과 양당 모두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제3당 또는 독립 후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머스크의 아메리칸당 창당은 이러한 정치적 공백과 국민 불만을 타개하고자 하는 시도로 볼 수 있다.

특히 머스크는 자신이 운영하는 SNS X 플랫폼 사용자 중 약 65%가 새로운 정당을 지지한다고 밝히며, 디지털 세대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정치 참여의 새로운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선거운동 방식을 넘어, IT와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정치 전략을 구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포럼 행사에 참여한 일론 머스크

2. 자금력과 조직력: 머스크 창당의 양날의 칼

머스크는 막대한 개인 재산과 투자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정치 자금을 충분히 조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는 미국 정치 자금의 중요한 축인 정치행동위원회(PAC) 설립과 자금 조달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데 유리하다.

그러나 창당과 당 조직 구축은 단순한 자금 문제를 넘어선다. 미국은 50개 주마다 서로 다른 정당 등록 요건과 유권자 등록 방식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약 7만 5천 명 이상의 지지 서명이 필요하다. 머스크 당이 이 같은 행정적 장벽과 조직력 부재를 극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더불어 머스크 본인은 미국 헌법상 대통령 후보 자격이 없는 ‘외국 출생자’라는 점도 한계로 작용한다. 따라서 머스크가 직접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보다는, 당의 외형 확장과 영향력 확대를 우선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와 일론 머스크

3. 미국 정치권 반응과 향후 파급 효과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지지층은 머스크의 창당 시도를 강하게 비난하며 ‘마약 복용 상태에서 추진한 정치 쇼’라고 공격했다. 이런 반응은 머스크가 기존 보수 진영 내부에서도 쉽지 않은 입지에 있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메리칸당의 등장은 공화당 내 분열 조짐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2026년 중간선거와 2028년 대선을 앞두고, 머스크가 스윙 스테이트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경우, 기존 정당들의 전략 변화가 불가피하다.

또한, 머스크의 정당 창당은 기술 산업과 정치의 융합 사례로서, AI, 디지털 규제, 자유시장 경제 정책 등 ‘신세대 정치 이슈’를 미국 정치 의제에 부각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이는 단순히 한 기업가의 정치적 야망을 넘어서, 정치권 내 세대교체와 정책 혁신 요구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Elon Musk Launches New 'America Party'

4. 성공 가능성과 한계

역사적으로 미국 제3당은 단기간 유의미한 영향력을 행사하다가도 지속적 지지 기반 마련에 실패해 결국 쇠퇴하는 패턴을 반복해 왔다. 머스크 역시 조직력 부족, 정치 경험 미비, 법적·제도적 장벽이라는 현실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이번 사례는 전통적인 정치 참여와 선거 전략이 변화하는 시대적 전환기임을 시사한다. 머스크의 창당이 일시적 유행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 영향력을 확보할지 여부는, 앞으로 수년간 미국 정치판을 지켜봐야 할 문제다.

5. 결론: 미국 민주주의의 새로운 시험대

일론 머스크의 아메리칸당 창당 선언은 미국 민주주의의 본질적 질문을 제기한다. ‘진정한 정치적 선택과 경쟁이 보장되는가’, ‘새로운 세대가 요구하는 정치 참여 방식은 무엇인가’라는 문제다.

미국 정치권과 국민은 머스크의 도전을 단순히 흥밋거리로 치부하지 말고, 현 체제의 한계와 변화 가능성을 냉철하게 진단해야 한다. 머스크가 보여준 자금력과 IT 플랫폼 역량은 향후 정치 자금과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재편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머스크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정당 조직을 구축하고 지지 기반을 넓히느냐에 따라, 미국 정치 지형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아메리칸당’은 그 자체로 하나의 정치 실험이자, 21세기 정치와 테크의 융합이 만들어낼 미래의 한 단면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