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켜두는 것이 전기세를 더 절약한다

인버터 에어컨에 대한 놀라운 진실, 그리고 우리가 바꿔야 할 냉방 상식

by JINOC

여름철 전기세, 당신은 어떤 전략을 택하고 있는가?

7월.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면 사람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바로 ‘에어컨 전기세’다.
실제로 매년 이 시기가 되면 포털에는 ‘에어컨 껐다 켰다 절약’, ‘전기요금 줄이는 법’이라는 검색어가 빠지지 않는다. 대부분은 익숙한 절약법을 따른다. 외출할 땐 끄고, 집에 돌아오면 다시 켜고, 잘 땐 예약 꺼짐 기능을 걸어두는 식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믿고 있는 이 상식은 과연 여전히 유효할까?

특히 최신 인버터형 에어컨이 대세가 된 지금, 과거의 상식은 오히려 전력 낭비의 주범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지금, 더 이상 ‘감’이 아니라 데이터와 기술적 이해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냉방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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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속형과 인버터형, 두 기계는 완전히 다른 생물이다

과거의 에어컨은 ‘정속형’이라 불리는 모델이었다. 실내 온도가 설정값보다 올라가면 실외기가 켜지고, 도달하면 꺼지는 방식. 이 구조에선 ‘껐다 켰다’가 절약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현재 국내 시장에서 팔리는 대부분의 에어컨은 ‘인버터형’**이다.
이 에어컨은 초기에 강하게 가동된 후, 실내 온도가 설정값에 도달하면 실외기를 완전히 끄지 않고 저속으로 유지 운전한다. 다시 말해, 인버터형은 **“꺼지는 방식”이 아닌 “줄이는 방식”**으로 냉방을 유지한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생긴다.
인버터형은 껐다 켜는 순간, 에너지 효율이 급격히 나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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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가 말한다: 계속 켜두는 것이 더 싸다

국내외 다수의 에너지 효율 실험은 이를 입증한다.
서울 및 리야드에서 진행된 국제 공동 실험에 따르면, 인버터형 에어컨은 정속형에 비해 최대 51.7%까지 전력 소비를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스리랑카 공공기관 실험에서도 인버터형은 정속형 대비 35.5%의 에너지 절약 효과를 기록했다. 이것은 단순히 ‘좋아졌다’는 수준이 아니다.

하루 8시간 이상 가동하는 여름철 기준으로, 한 달에 수십 kWh의 차이가 발생한다는 뜻이다.


소비자들은 왜 여전히 껐다 켰다를 반복하는가?

문제는 이러한 기술적 구조를 소비자들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속형 기준으로 학습된 절약 습관이, 인버터형 시대에도 그대로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인버터 제품임에도, 무조건 외출 시에는 전원을 꺼두는 전략을 고수한다.

하지만 인버터형 에어컨은 전원을 완전히 껐다가 다시 켜면, 냉방 초기화 과정에서 오히려 더 많은 전력이 투입된다. 온도를 떨어뜨리기 위한 강력한 압축 작동이 다시 발생하기 때문이다.
결국, 잘못된 습관 하나가 냉방비를 되레 증가시키고 있는 셈이다.


적정 온도는 '26~28도', 기술과 정책이 추천하는 기준선

그렇다면 에어컨은 어떻게 켜야 효율적일까?

가장 권장되는 전략은, 초기엔 강하게 냉방하고 이후에는 약풍으로 유지, 그리고 온도는 26~28도 범위에서 설정하는 것이다. 이 온도는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면서도 실내 체감온도(서큘레이터 등을 활용할 경우)를 23~24도처럼 느끼게 만든다.

국내 에너지관리공단(KEMCO) 및 환경부, 제조사들 역시 이 범위를 **‘전기요금 최적화 권장온도’**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1~2시간 외출 시 굳이 전원을 끄지 말고 온도를 2~3도 높여 설정한 채 유지하는 것이 전력 소비량을 낮추는 핵심 전략이다.

출처 : 임프레스워드 정속형과 인버터형 에어컨 구별 방법


새로운 상식이 필요한 시대: 전기는 ‘아끼는 것’이 아니라 ‘현명하게 쓰는 것’

에너지 절약은 단순한 ‘절제’가 아니다. 특히 냉방 전력 소비는 ‘언제’,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효율이 달라진다. 그리고 오늘날의 인버터 기술은 껐다 켜었다 보다는 지속적인 운전에서 효율을 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즉, 지금 필요한 건 기기의 원리를 이해하고, 데이터에 근거한 운전 전략을 채택하는 일이다.

이는 단순히 전기요금뿐 아니라, 에너지 수요 분산과 탄소중립 정책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변화다.


마무리하며

당신이 사용하는 에어컨이 인버터형이라면, 지금껏 알고 있던 ‘전기세 절약법’은 틀렸다.
꺼두는 대신, 적정 온도(26~28도)를 설정한 채 부드럽게 운전하는 것이 실제로는 훨씬 더 경제적이고, 쾌적하며, 환경에도 이롭다. 냉방비를 아끼고 싶다면, 이제는 절약이 아닌 이해에서 출발하라.

당신이 현명한 소비자라면, 인버터 에어컨은 ‘계속 켜두는 것이 더 싸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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