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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간나무 Dec 15. 2024

내려놓음은 물이 얼음이 되듯

내려놓음은 하는 것이 아닌 되는 것

물리적인 시간이 지나갈수록

보이는 것보다 들리는 것들이 많아지고

그 가운데 가장 가까이 들리는 말이 ′내려놓음′이다.

많은 이들이 내려놓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 말에 의문이 생긴다.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은

내가 다짐을 하면 내려놓아져야 하는 것인데

그것이 가능한 일일까?


설령, 가능한 일이라 하여도

그렇다면 내려놓는다는 것은

무엇에서 무엇까지, 어디에서 어디까지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일까?


도대체 종잡을 수가 없는 와중에..


내려놓음은 나의 의지에 따라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내려놓음은 물이 얼어서 굳어져 얼음이 되듯.

나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고

그 일로 하여금 될 수밖에 없는 것.


결국, 내려놓음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닌

그 어떤 외부의 힘에 의하여

내려놓음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닐까?


하나하나 내려놓지 않으면 살 수 없기에

살기 위해서라도 내려놓게 되는

′내려놓음은 하는 것이 아닌 되는 것′

이라는 마음의 소리가 들려온다.


(물은 0℃에 얼어서 얼음이 되는 것으로

 물이 원하던 원치 않던  0℃의 환경에서는 어찌할 수 없이 얼음이 되듯,

 사람도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물이 얼 때 부피가 늘어나는 것처럼

 어쩌면 우리도 내려놓음이 될 때 마음이 더 커지지 않을까?)



(2024.09.14.  서랍 속 이야기를 꺼내다)


(배경사진 출처 : Jinipa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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