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키지 못할 약속을 한 것은 욕심이다.
브런치에 매주 글을 쓴다는 것은 일종의 약속인데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한 것 같다.
너무 의욕이 앞섰던 것 같다.
이 년 전 20년 해외 현지 생활을 마무리하고 귀국하던 길에 가졌던 다짐이 있다.
지난 시절 일한다는 핑계로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했던 것은 아닌지 반성했다.
지나친 욕심으로 조바심 내고 화냈던 것을 반성하는 마음이 컸다.
그러나 아직도 욕심을 내려놓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
지난해 여름, 인생의 큰 숙제를 풀기 위해 잠시 브런치 연재를 멈췄다.
그리고 접었던 연재를 다시 써야겠다고 지난 1월 초 마음을 다잡고 프롤로그 2를 내보냈다.
결과적으로 그것은 지키지 못할 약속이었고, 아직도 욕심을 내고 있었다.
새로 시작하는 일을 너무 만만하게 보았고, 이제는 쉬엄쉬엄해도 되겠지라고 생각했던 것이 착각이었다.
그것은 나의 바람일 뿐 현실은 전혀 달랐고, 지난 두어 달 현지에서 출장을 다니며 현안을 지원하느라 바쁜 상황에서 제대로 글을 쓸 시간이 없었고, 마음의 여유를 낼 수 없었다.
그러면서 마음 한편으로는 브런치 연재를 계속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란 고민만 안고 있었다.
욕심이었다.
이제 과감히 정리하고 지난 일 년 넘게 같이한 브런치 연재를 마무리해야 할 시간이 된 것 같다.
연재 글에 여러 번 언급을 했지만 20대부터 나의 50대까지 이어진 그 지난한 시간들을 돌아보며 이제는 커리어를 정리하고 나의 지난 삶을 고요하게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그리고 나의 형편없는 글이나마 어느 한 사람에게라도 위안이 된다면 브런치 글을 쓸 충분한 가치가 있다 생각했다.
앞만 보고 달려온 지난 30여 년의 시간을 돌아보고 정리하면서 나 스스로 치유하는 시간을 갖고, 긴 여정의 끝에 잠시 나무 아래 앉아 쉬는 심정으로 휴식의 시간을 갖고 싶다는 생각도 글을 쓰게 된 이유 중 하나였다.
그런데 제목에 썼듯이 삶은 사랑과 도전이 전부라는 말이 아직도 진행 중인 지는 나도 몰랐다.
어떤 큰 흐름에 이끌려 가는 듯한 이 느낌을 지금도 느낄 수 있다는 것에 경외감을 느끼고 있다.
뭐 내 인생이 그렇게 거창하다거나 대단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나의 좁은 소견으로 이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를 헤아리기에는 아직 멀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그래도 주기적으로 글을 쓰면서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정리하는 작업은 꽤나 의미 있는 과정이었고, 아쉽지만 아직 여정이 끝나지 않았기에 이 여정에 충실하기 위해 브런치 연재를 마무리해야 할 것 같다.
설익었지만 다행히 큰 과오없이 지낸 나의 20대, 결혼하고 소중한 가족을 만나 제대로 된 경주를 시작한 30대, 야전 장수로 현장을 누빈 40대를 지나 경력의 마무리 단계에서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 50대까지 지난 시간, 절치 부심하며 여기까지 온 나에게 격려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아직 남은 여정이 있어 그 여정에 충실하고자 이쯤에서 쓰던 글을 멈춘다.
삶은 사랑과 도전이 전부라고 외치며 살았고, 그 여정이 끝난 줄 알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이제 그 사랑과 도전의 마지막 여정을 제대로 마무리하러 다시 신발끈을 단단히 매고 길을 나선다.
진정한 휴식은 이 생이 다하고 나서야 가능할 것 같다. 그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