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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니 소소당 Dec 19. 2024

시린 마음

시린 마음 ㅡ



텅빈 마당 한 켠 모퉁이

서리맞아 눅눅한 모습으로 처량하게

옹기종기 모여있는 우리집 국화꽃


햇볕이 부족해서 인가

완연히 풀죽은 모양새

측은한 마음이 절로 인다


노란 네 모습 소담한 자태 어디가고

엉거주춤 몸 사리며 떨고 서있네


긴 시간 머금어 꽃피운 네 정성

찾을 길 없고

머지않아 우수수 자취 감추면

아무 일도 없는 양 잊혀질테지


길지 않은 가을에 달려오는 겨울이

널 보자했던

내 맘을 이리도 시리게 한다


ㅡ 도 니


* 1집 '꿈을 찍는 사진쟁이' / 2005


*며칠 전 눈폭탄을 맞은 국화들이 눈 무게를 못이겨 완전 짜부러졌습니다.

측은한 마음에 눈을 털어주었지만, 생기를 잃고 겨우 숨만 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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