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잘 관리하고 있는가?
현실은 달라지지 않아도 미래는 달라진다.
새해를 준비하며 수입지출 관리 측면에서 잘 관리하고 있는지 통계청 자료를 이용해 점검해 보자.
나는 잘 관리하고 있는가?
앞으로 어떤 삶을 살게 될 것인가는 현재 순자산 규모보다는 수입지출 관리 능력(미래 순자산 규모)에 더 크게 의존한다.
자신이 얼마를 벌어서 얼마나 쓰고 얼마나 저축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아야 하며,
저축액이 적당한 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통계청의 '월 소득 수준별' 가계수지 자료를 이용해 지출과 저축(흑자) 수준을 평균과 비교해 볼 수 있다.
< 월 소득 수준별 가계수지 >
주) '소득' 항목에는 근로소득 외에 사업소득, 재산소득, 이전소득, 비경상소득 등이 포함되어 있다.
주) 흑자율은 가처분소득(소득-비소비지출) 대비 흑자액이다.
전체 가구의 평균 흑자율은 30.6%이며, 월 소득 300~700만원 구간에서는 평균 25% 내외의 흑자율을 보이고 있다.
일단 기본은 흑자다.
한 나라의 경제든, 기업이든, 가정이든 ‘흑자’라는 조건 하에서만 계속 생존할 수 있다.
1997년 외환위기 때 과도한 외화부채로 인해 국가부도 직전까지 갔고,
이때 빚으로 연명하던 굴지의 대기업들이 대거 무너졌다.
몇 년 후에는 신용카드 남발로 인한 과도한 채무로 많은 개인과 가정이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거나 파산상태에 내몰렸다.
국가든 기업이든 가정이든 생존을 위해서는 반드시 흑자를 유지해야 한다.
흑자 가계를 유지하는 데는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다.
소득과 지출의 일시적인 불균형(예상 못한 수입감소나 지출증가)에 의한 적자는 있을 수 있지만,
구조적인 적자라면 생존이 걸린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야 한다.
구조적인 적자의 원인은 소득이 부족하거나 지출(대출이자 포함)이 과하거나 둘 중 하나이다.
소득을 늘리든 지출을 줄이든 어떤 수를 써서라도 흑자 가계를 만들어야 한다.
N잡러를 해서라도 소득을 늘려야 한다.
요즘은 물류센터나 배달, 대리기사 등 일용직이나 파트타임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많고, 다양한 온라인부업도 가능하다. 주말이나 퇴근 후 시간을 이용하면 추가 소득을 만들 수 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다. 망설이지 말고 알아보기 바란다.
소득을 늘릴 수 없다면 번 돈 보다 적게 쓰며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당장 지난달의 수입과 지출명세를 정리해 보자.
대출이자가 원인이라면 당연히 대출을 줄여 적자에서 벗어나야 한다.
재테크의 첫출발은 가계수지의 흑자이다.
모을 수 조차 없다면 어떻게 재테크할 것인가?
지출을 구조조정하라.
나의 저축액이 통계청 월 소득 수준별 평균 흑자율 보다도 낮다면 지출 항목을 비교하여 그 원인을 찾고,
줄일 건 줄이는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한다.
주의할 점은 통계청의 평균 흑자액이나 흑자율에 기준을 맞추면 안 된다.
평균 흑자율 수준이나 그 이상으로 저축한다고 해서 미래에 돈 걱정 없이 살게 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평균 이상이 아니라 내가 계획한 미래에 필요한 만큼 저축해야 한다.
그 수준까지 지출을 구조조정해야 한다.
지출 구조조정 절차는 간단하다.
일단 소득에서 필요 저축액을 먼저 떼어내고,
남는 금액을 고정비용에 우선적으로 할당한 후
그리고 남는 금액을 각자의 소비성향에 맞춰 적절하게 조정 배분한다.
이 과정에서 평균 자료와 비교하면 자신이 어느 부분에서 평균치보다 많은 지출을 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또 하나 점검이 필요한 것은 고정비용이라고 생각하는 것 중 고정적이지 않은 것들이 꽤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핸드폰 요금을 고정비용으로 분류하지만 요금제를 낮춰 절약할 여지가 있다. 아파트 관리비, 교통비(유류비 포함) 등도 마찬가지이다.
고정비용이 정말 불가피한 수준인지 더 줄일 여지가 있는지 재확인하고 줄일 건 줄여 나가야 한다.
미래소득을 끌어다 쓰지 마라.
다음으로는 매월 지출 한도 내에서 소비하고 있는지 미래의 수입까지 끌어다 쓰고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지출관리의 기본은 저축한 후 남은 것을 쓰는 것이며, 여기에는 미래 수입을 사용하지 않는 것을 포함한다.
아직 받지도 않은 미래 수입을 어떻게 쓴다는 말인가 의아할 수도 있겠지만,
발달된 금융기법이 이런 소비를 부추기고 있다.
미래에 쓸 몫을 미리 쓰는 대표적 행동은 신용카드 할부 구매, 자동차 할부금융, 소비목적의 대출 등이다.
혹시 신용카드 청구서를 받고 깜짝 놀란 적이 있는가?
청구서를 받고 자신이 쓴 금액에 놀랐다면 지출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런 사람은 한 달에 한번 결제하는 신용카드 보다 사용 시 통장에서 돈이 바로 빠져나가는 체크카드를 쓰는 것이 좋다. 그래야 지출관리가 가능하다.
더 나쁜 것은 할부 구매이다.
준비된 돈이 없으면 사지 않아야 하는데,
나눠서 갚는다는 생각으로 할부 구매하는 것은 미래 소득을 당겨 쓰는 것이다.
당장 적자를 발생시키는 것보다 더 나쁘다.
내일의 자신에게 부담을 떠넘기지 마라.
만약 소비에 목돈이 필요하다면 모은 후 써라.
신용카드 할부구매도 갚아야 할 빚이다.
빚내서 소비하는 자에게 경제적 성공은 찾아오기 어렵다.
더 쓴다고 현실이 크게 달라지지 않지만,
적게 쓰면 미래는 달라진다.
직장생활을 시작했을 때 선배들이 ‘월급의 50%는 없다고 생각하고 무조건 저축해라. 일단 손에 들어오면 쓰고 싶어 지니 월급날에 맞춰 자동이체 해서 아예 손에 쥐어보지도 말아라’고 충고했었다.
그 당시에는 그 가치를 몰라 실천하지 못했는데, 몇 년 지나고 보니 선배들의 충고가 절절이 와닿았다.
꼭 써야 할 일이라며 썼던 돈들이 뒤돌아 보면 굳이 쓸 필요가 없었던 경우도 있었고,
월급날이면 지갑이 두둑하니 씀씀이가 알뜰하지 못해 불필요한 지출도 많았다.
그때 용돈을 많이 쓰든 적게 쓰든 그로 인해 내 삶이 크게 윤택해지거나 달라질 부분도 없었다.
반면 그때 50%를 먼저 저축하고 남은 돈으로 생활했다면 내 미래에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먼저 저축하라, 그리고 남은 한도 내에서만 지출하라.
더 쓴다고 현실이 크게 달라지지 않지만, 적게 쓰면 미래는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