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고리를 꺾다
3화. 문고리를 꺾다
현관문의 문고리가 다시 한 번 세게 흔들렸다.
철컥, 철컥.
이번에는 망설임 없는 손놀림이었다.
수연의 호흡이 얕아졌다. 숨을 들이마시는지 내쉬는지조차 분간이 되지 않았다. 심장은 분명히 뛰고 있었지만, 그것이 자기 몸 안의 것인지 문 너머에서 전해지는 진동의 연장선인지 알 수 없었다.
그녀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거실의 끝에서 끝으로 움직였다.
열린 안방 문.
열린 작은방 문.
열린 욕실 문.
숨을 곳은 없었다.
도망칠 곳도 없었다.
‘열지 않으면 된다.’
그 생각이 먼저 떠올랐다. 아주 익숙한 생각이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생기지 않을지 모른다. 움직이지 않으면, 들키지 않을 수 있다. 문은 벽이다. 벽은 열리지 않는다.
수연은 거실에 서서 현관문을 바라보며 두 손을 꼭 쥐었다. 손끝이 저려왔다. 손바닥 안쪽이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열한 살의 손과 다르지 않았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는 잠시 멈췄다.
그리고 작은 몸이 문에 기대 미끄러지듯 내려앉는 소리가 들렸다.
“아줌마... ”
옆집 꼬마 아이의 울음이 뒤섞인 목소리였다. 말과 울음의 경계에 걸린, 아직 단어를 끝까지 붙잡지 못하는 소리.
그 순간, 수연의 시야가 흔들렸다.
거실의 열린 방문들이 겹쳐 보였다. 안방, 작은방, 욕실. 지금의 문들과, 오래전의 문이 포개졌다. 현관 앞의 차가운 바닥 위에, 작은 그림자가 겹쳐졌다.
문 뒤에 숨었던 아이.
동생을 두 손으로 꼭 껴안은채, 숨소리조차 내지 않으려 애쓰던 아이.
문을 열면 안 된다고 생각했던 아이.
열면, 더 큰 일이 벌어질 거라고 믿었던 아이.
그 아이는 똑똑했다.
상황을 이해했고, 위험을 가늠했다.
그래서 문을 열지 않았다.
수연은 그 아이를 오래 미워해왔다.
비겁하다고, 이기적이었다고.
그래서 엄마가 돌아오지 못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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