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나는 인생이 내 마음을 따라 흘러간다는 말을 듣는다. 마음이 곧 길이 되고, 그 길이 곧 나의 운명이 된다는 그 말. 그러나 정작 내 마음은, 나의 것이 아닌 것처럼 멀게 느껴질 때가 있다. 내가 붙잡으려 하면 스르르 빠져나가고, 돌리려 하면 고요히 저항한다. 마음은 마치 물 위에 피어난 안개처럼, 손에 잡히지 않는 무엇이다.
나는 지금 거센 물살 속을 걷고 있는 기분이다. 분명 내디딘 발이었는데, 방향은 내가 택하지 않은 쪽으로 흘러가 있다. 그 흐름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언제부터 나를 끌고 가기 시작했는지 알 수 없다. 다만 문득 멈추어 뒤돌아보는 순간, 마음속에 물음이 밀려온다. 나는 왜 이토록 복잡한 마음을 품고 있는 걸까? 이 감정은 어디서 비롯된 걸까? 과연 이 마음은 나의 것인가, 아니면 세상 어딘가로부터 흘러들어온 낯선 파문일까?
가끔은 후회의 물결이 몰려들고, 가끔은 마음의 그림자가 깊어진다. 수련이 덜 된 마음일 뿐이라고 애써 스스로를 달래보지만, 사실은 알고 있다. 이 감정은 쉽게 떠나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평생 함께 살아가야 할 나의 내면, 나의 또 다른 풍경일 것이다.
흐름이 순조로운 날도 있을 것이다. 길이 환히 열리는 날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모든 순간에도 마음은 결코 고요히 머물러 있지 않는다. 성장했다고 믿는 찰나에 후퇴의 바람이 스치고, 앞으로 나아간다고 여긴 순간에도 나는 여전히 같은 자리를 맴돌고 있을지 모른다. 인생이란 그런 것 아닐까. 마음을 다스리는 일, 그것이 곧 살아가는 일이라는 것을 나는 이제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
그렇다면, '마음대로 산다'는 건 과연 어떤 의미일까? 마음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뜻일까? 만약 그렇다면 인생도 그 궤도를 따라 흘러가 줄까? 하지만 마음이란 결코 훈련만으로 길들여지지 않는 야생의 동물 같다. 길들이려 하면 멀어지고, 풀어주려 하면 오히려 곁에 머문다.
마음을 먹는다는 것은 어쩌면 꽃이 피기를 바라는 마음과 닮아 있다. 한 송이 꽃이 피기 위해 필요한 것은 의지보다도 기다림이며, 햇살과 바람, 그리고 스스로 깨어날 수 있는 고요한 시간이다. 마음도 마찬가지다. 억지로 조이려 하기보다, 그저 흐름을 따라 조용히 바라보아야 한다.
삶이 마음의 결과라면, 그 원인이 되는 지금 이 순간의 생각과 감정은 얼마나 소중한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품은 생각대로 인생이 정확히 흘러가야만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바라는 것과 이루어지는 것 사이에는 언제나 신비한 간극이 존재한다.
그래서 이제 나는 삶의 모든 펼쳐짐을 '좋다', '나쁘다', '행복하다', '슬프다' 같은 선명한 이름으로 나누기보다는, 그저 '무언가의 이유가 있겠지', '이 또한 지나가는 파동이겠지' 하고 받아들이는 연습을 한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오늘은 잘 모르겠다. 이 마음이 어디로 흐르고 있는지, 내가 어디쯤에 서 있는지. 말로는 다 담을 수 없는 어떤 감정의 너울이 내 안에서 조용히 출렁이고 있다. 그 속에서 나는 천천히 배우고 있다. 흐르는 것의 의미를, 받아들이는 것의 용기를. 그리고 그저 살아 있다는 사실 하나로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https://medium.com/@irenekim1b/the-flow-of-the-heart-fb6ce093b7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