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때가 아니기에, 나는 오늘이라는 하루를 살아낸다

by Ir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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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말들은 서로 충돌한다. 누군가는 기다리라 하고, 또 누군가는 지금 시작하라고 한다.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지만, 기회는 기다려주지 않는다고도 한다. 이 모든 말들은 마치 서로 다른 계절처럼 나에게 다가와, 나는 어느 날은 겨울의 침묵 속에서 머뭇거리며, 또 어느 날은 여름처럼 성급하게 타오른다. 때를 기다리다 놓쳐버린 것 같고, 앞서가다 다친 뒤에는 후회가 밀려온다. 정답은 어디에도 없는 것 같다.


빠르게 시작하는 것이 능력처럼 여겨지지만, 그 빠름이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다. 빠르면 가벼워지고, 가벼우면 깊이를 잃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천천히 단단히 준비하라고 조언한다. 그러나 완벽한 준비를 기다리다 보면 계절은 어느새 지나가 있고, 기회의 문은 소리 없이 닫혀 있다. 누구는 순조로움이 빠름을 만든다고 하고, 또 누구는 올바르게 하면 속도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도 말한다. 반대로, 너무 서두르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말도 있다. 그 모든 말들이 각자의 진실을 담고 있지만, 서로 모순되며 흐른다. 나는 그 가운데 멈춰 선다.


지금 내가 이토록 복잡하고 모순된 말들 속에서 길을 찾으려 애쓰는 건, 결국 단순함에 다가가려는 몸부림일지 모른다. 이 혼란의 시기를 지나면 언젠가 모든 것이 자연스럽고 단순하게 느껴질 거라는, 그 희미한 믿음. 아직은 그때가 아니기에, 나는 오늘이라는 하루를 살아낸다.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작은 일들을 묵묵히 해내는 것이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나를 돌아보고, 운동을 하며 에너지를 채우고, 집을 정리하며 마음도 정돈하는 일. 너무 많은 철학과 의미를 삶에 억지로 덧씌우지 않아도 된다. 때로는 무게를 덜어낼 때, 오히려 삶은 더 깊어진다.


그래서 오늘은 그저 오늘로 충분하다. 무언가를 이루지 않아도, 내가 나에게 충실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그 작은 충실이 쌓여, 언젠가는 더 나은 나로 이어질 것이다. 오늘은 아직 그 길 위에 있다. 그리고 그 길은, 내가 걸어가야 할 유일한 길이다.


https://medium.com/@irenekim1b/when-everything-conflicts-choose-to-stay-still-b4f12583109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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