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나는 누군가 약속을 어기거나 내 기대를 저버릴 때면, 속으로 깊은 실망을 품고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하고 자주 물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문득 그런 질문 자체가 인간의 본성을 외면한 것이었음을 깨달았다. 어쩌면 내 인생에서 나를 가장 많이 실망시키고 약속을 저버린 사람은 다름 아닌 나 자신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수없이 했던 다짐들, 조용히 세웠던 결심들. 때론 감정에 휘둘리고, 때론 환경을 탓하며 내 스스로 내게 했던 약속들을 무너뜨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에게 관대했다. 차갑게 몰아붙이지 않고, 어느새 "그럴 수도 있지" 하고 스스로를 감싸 안았다.
그런 내가 어느 순간부터는 타인의 실수에도 마음이 덜 상하기 시작했다. 기대와 어긋나는 행동을 마주해도, 예전처럼 쉽게 원망하지 않게 되었다. 왜냐하면 이제는 안다. 살다 보면 정말로 그럴 수 있다는 걸. 그 말—그럴 수 있지, 살다 보면 그럴 수 있지—는 내가 내게 가장 자주 해주는 말이기도 하다.
나는 수많은 다짐을 지켜냈고, 또 수없이 어겼다. 나를 실망시킨 날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비난받을 일이 아니었다. 우리는 신이 아니라 인간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 다시 걷기 시작하는 발걸음이다.
그래서 나는 흔들릴 때마다 나에게 이렇게 말해준다.
"아이린, 그럴 수 있어. 살다 보면 그럴 수 있지. 괜찮아, 다시 한번 해보자."
이 말을 입에 붙이고 나니, 다른 사람의 실수에도 자연스럽게 너그러워졌다. 누군가가 기대를 저버릴 때에도, 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린다.
"그럴 수 있지, 그럴 수 있어."
결국 인간은 자신을 대하는 방식으로 타인을 대한다. 나에게 관대할 수 있어야, 타인에게도 자연스럽게 너그러울 수 있다. 내가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면, 자랑스러운 사람이 되고 싶다면, 먼저 나 자신에게 좋은 사람, 자랑스러운 사람이 되려고 애쓰면 된다.
삶은 언제나 평탄하지 않다. 때로는 흔들리고, 때로는 쓰러진다. 하지만 중요한 건 다시 일어나는 힘이다. 그 어떤 상황 속에서도, 슬플 때나 기쁠 때나, 나와 24시간 365일 함께하는 '나 자신'을 잃지 않는 것. 그리고 삶이 아무리 거칠게 흔들려도,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 그 본질만은 잊지 않는 것.
나는 그렇게 매일, 나 자신을 다독이며 살아간다.
"그럴 수 있지. 그럴 수 있어. 살다 보면 정말 그럴 수 있어. 아이린, 다시 시작해보자."
https://medium.com/@irenekim1b/its-okay-these-things-happen-54c01b4a2592